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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모범생 이미지로 무거워진 마음… 주께 맡기고 모든 염려 내려놔

2021.05
10

본문

언니와 나는 어릴 때부터 맞벌이로 바쁜 부모님을 돕고 무슨 일이든 스스로 하며 자랐다. 학교에서 해마다 모범상, 예절상, 봉사상 등을 받으며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착한 아이로 입에 오르내렸다. 담임선생님은 어머니께 어떻게 딸을 이렇게 키우셨냐고 했고, 너 같은 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분들도 많았다. 그러나 부모님의 기대와 모범적인 이미지를 유지하는 삶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수록 마음은 무거웠다.

신앙생활도 기쁘고 긍정적인 모습만 보이려다 보니 늘 말씀에 눌렸다. 예배시간에 말씀을 들을 때나 수련회 때는 마음이 뜨거워졌지만 삶 속에서는 작은 문제에도 흔들리며 가족과 미래의 염려로 무거운 짐을 내려놓지 못했다. 친구들은 남의 속도 모르고 ‘너는 어떻게 그렇게 살아. 나도 너처럼 살고 싶다’고 하면 ‘예수님이 주인이라서 그래. 너도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으면 이렇게 살지’ 했지만 마음은 늘 불편했다. 그러다 고3때 언니마저 다른 지역 대학에 가니 멍하게 침대에 누워 의미 없이 휴대전화만 만지작거리며 힘든 마음을 달랬다.

그러다 대학에 입학해 교회에서 운영하는 대학생 기숙사에 들어갔다. 매일 새벽기도를 하고 말씀과 간증을 기록하는 데도 마음의 짐을 내려놓지 못하고 여전히 힘들어 같이 사는 언니 앞에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 언니가 하나님께 모든 것을 솔직히 얘기하라고 해 다음날 새벽 정말 간절하게 기도했다. ‘왜 나는 이 무거운 짐을 하나님께 맡기지 못하고 흔들릴까’ 하며 예배를 드리는데, 목사님께서 ‘아는 것’과 ‘믿는 것’은 다르다며 ‘내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내 삶에서 이분과 동행하지 않으면 그건 믿는 게 아니고 내가 주인’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믿음은 나 혼자 믿는 신념과는 다른 것이다. 믿음은 관계적인 것’이라는 말씀을 듣는데, 내가 이분을 믿지 않고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부활이라는 사실 앞에 다시 섰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주인이라고 입술로 고백했지만 정작 나는 예수님이 왜 나의 주인인지 몰랐다. 그런데 고린도전서 15장에서 제자들과 500여 형제, 도마, 사도 바울 등도 부활을 직접 봤고 예수 믿는 사람들을 핍박했던 사울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목숨을 걸고 바로 달려 나가는 모습이 선명히 보였다. ‘아, 부활하신 예수님이 전능하신 하나님이시구나. 지금 나의 주인으로 나와 함께 계시는구나.’ 예수님이 부활하셔서 나의 주인이 돼 주셨다는 말씀이 실제가 되며 예수님을 무시한 죄가 얼마나 큰지 정확히 알게 됐다. ‘하나님 죄송해요. 제가 주인 되어서 믿는다고 생각하며 부활하신 주님 앞에서 제 멋대로 살았어요. 용서해 주세요. 제 생명과 인생의 주인은 예수님이십니다.’ 그렇게 예수님을 믿지 않았던 악한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셨다.

그 후로 학교 기독교 동아리 방에 모여 기도하고 캠퍼스를 누비며 복음을 전하다가 지금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천국 직장에서 사랑 넘치는 직장 동료들과 기쁨과 감사로 함께하고 있다. 몇 년 전 어머니께서 암수술을 받으셨다. 그런데도 쉬지 않고 교회 일을 하며 매일 천국에 사는 것 같다고 말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내 마음은 너무 아팠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어머니의 주인이라는 것을 비춰주셔서 모든 염려를 내려놓은 후 지금은 함께 복음을 전한다. 특히 나와 비슷한 상황의 친구들, 외모, 성적, 진로 문제로 눌려 있는 친구들을 보면 그대로 넘어갈 수 없다. 매일 예수님만 사랑하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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