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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연예인 잇단 극단 선택…청소년 '베르테르 효과' 경고등

20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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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강남구에서 10대들이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또래들 사이에서 '베르테르 효과'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베르테르 효과란 힘든 상황에 처한 일반인들이 극단 선택 보도를 접할 경우 이에 동조하거나 우울증 등이 악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23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아파트에서 중학생이 떨어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7일엔 도곡동에 있는 중학교에서 흉기 난동을 부린 남학생이 인근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바로 전날인 지난 16일에도 10대 A양이 테헤란로 고층 건물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특히 A양이 극단 선택을 하는 과정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생중계돼 큰 충격을 줬다. 해당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닷새간 서울 강남에서만 세 명의 청소년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또래집단의 영향을 크게 받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베르테르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감정이라고 하는 건 전염이 된다. 감정의 전염성은 청소년 시기 특히 높게 나타난다"며 "행동의 모방이라는 의미에서 베르테르 효과라고 하는데, 이는 감정이 전염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베르테르 효과는 이미 일어났다고 생각한다"며 "청소년들이 자기 처지를 투영하는 경우가 꽤 많다"고 전했다.

유 교수는 "이 같은 상황에서 연예인의 극단 선택은 또 다른 베르테르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아이돌 그룹 '아스트로' 멤버 문빈(25)이 자택에서 사망했는데, 범죄 혐의점이 없어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임 교수도 "청소년들은 본인이 열망하는 가치를 갖고 있는 대상과 (스스로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동일시하는 연예인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게 되면 '나도 보잘 것 없구나'하는 자괴감에 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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