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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 "윤정희 기억력 희미해져…국민청원 올릴 일 아니었다"

20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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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백건우(75)가 알츠하이머로 투병 중인 아내 윤정희(77) 방치 논란에 약 반년 만에 입을 열었다.

백건우는 3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요즘 세상은 상식이 사라진 것 같다. 설명이 필요 없는 일에 설명을 요구하고, 생각하면 해결될 일을 생각하지 않는다”며 “처음부터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릴 일이 아니었고 잘못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적 해결에는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지만, 잘 판단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예술계 잉꼬부부로 알려진 백건우, 윤정희의 갈등은 지난 2월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올라온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스러져가는 영화배우를 구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오며 세간에 알려졌다. 청원인은 윤정희가 배우자와 딸의 방치 속에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투병 중이라고 주장했다. 윤정희 동생들이 올린 글로, 당시 백건우 공연기획사 빈체로는 “해당 내용은 거짓이며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윤정희의 성견 후견인 자격을 두고 백건우와 윤정희 친정 동생들은 프랑스에 이어 한국에서도 법적 다툼 중이다. 지난해 11월 파리고등법원 최종 판결에서는 백건우 승소로 마무리됐으며, 백건우 윤정희 부부의 딸 백진희는 한국 법원에 어머니에 대한 성년 후견인 자격을 신청했다.

이와 관련해 백건우는 “아내가 머물고 있는 집 안부터 간병인까지 모두 보여주고 병원 기록도 제출한 상황”이라고 했다.

백건우는 알츠하이머로 투병 중인 배우 윤정희의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바이올리니스트인 딸 백진희와 현지 간병인 너덧 명이 돌아가면서 윤정희를 돌보고 있다고 밝힌 그는 “함께 잠자며 간병하는 일, 음식 챙기기, 청소까지 도무지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나무와 호수가 보이는 파리 근교 뱅센에 집을 구했는데, 아내가 무릎이 좋지 않아 거동이 쉽잖은 점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또 백건우는 “아내가 예전 추억으로 살아가던 시절에는 다음 날 촬영 걱정 때문에 언제나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기억력이 희미해지면서도 의상 준비와 스케줄 관리까지 모두 챙겼던 습관은 강하게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그 기억마저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생일이나 시간, 상황과 장소를 잘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백건우와 윤정희는 1967년 결혼, 올해로 결혼 47년 차를 맞았다. 윤정희는 한국영화의 황금기로 불리는 19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열었다.

 33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고, 대종상 여우주연상 등 24차례에 걸쳐 각종 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10년 전부터 알츠하이머에 시달려왔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2010)에서 알츠하이머 환자를 연기해 호평을 받았으나 이 무렵 알츠하이머가 온 것이 알려졌다.

한편, 백건우는 오는 6일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첼리스트 김두민 등과 드뷔시와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3중주를 연주한다.

김순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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