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만 타먹는 ‘유령 군인’ 아프간軍, 탈레반에게 속수무책.
2021.08
15
뉴스관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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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제3대 도시 헤라트의 거리에서 지난 13일 탈레반 반군 무장대원들이 군용 차량에 올라가 있는 모습. 아프간 정부군은 수주일 동안 반군에 포위됐던 이곳에서 12일 철수했다.
“美가 100조원 들여 키웠지만 독자적으로 싸울 준비 안돼”
미국이 지난 20년간 약 100조원을 들여 지원한 아프가니스탄의 정부군이 독자적인 전투가 불가능한 오합지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 시각) “아프간 정부군을 독자적으로 싸울 수 있는 강한 군대로 키우려 한 미국의 노력이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아프간에서 미군 철수가 시작하자 탈레반은 총공세에 나섰고, 아프간 정부군은 속수무책으로 주요 도시들을 내줬다. 아프간 서부 최대 도시인 헤라트를 비롯해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주도 34곳 중 18곳이 탈레반에 장악됐다. 수도 카불도 미군 완전 철수 후 한 달 내에 탈레반에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프간 정부군의 장부상 숫자는 탈레반 반군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미국 아프간재건특별감사관실(SIGAR)이 지난달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임금을 받는 아프간 정부군(ANDSF)은 30만699명이다. 반면, 탈레반 반군의 핵심 전투대원은 6만명으로 추산되고, 각 지역에 퍼져 있는 대원과 지지자들을 다 포함해도 20만명을 넘지 않는다.
아프간 정부군은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막대한 지원금을 받고 있기도 하다. 아프간 정부군은 연간 50억~60억달러(약 5조8000억원~7조140억원) 규모의 예산을 사용한다. 미국이 ‘아프간군 기금’(ASFF)으로 지원한 자금만 2005년부터 올해 6월까지 750억2000만달러(약 87조6983억원)에 달한다. 무기와 장비, 훈련비 등을 모두 합치면 미국이 지난 20년간 아프간군에 쏟아부은 돈은 830억달러(약 97조270억원)라는 분석도 있다.
병력과 물자에서 아프간 정부군이 탈레반을 압도하지만, 실제 전투에서 정부군이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NYT는 아프간 정부군에 유령 병사들이 많다고 지적한다. 임금을 받기 위해 거짓으로 등록한 병사들이 많다는 것이다. 아프간 정부군의 실제 병력은 등록된 숫자의 6분의 1 수준으로 탈레반 반군 숫자보다 훨씬 적다는 분석도 있다. NYT는 “정부군 장교들도 실제 병력이 장부상 인원보다 훨씬 적다는 것을 잘 알기에 무슨 일이 벌어져도 소극적으로 대응한다”고 했다.
아프간 정부군이 미군 철수를 앞두고 사기가 저하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NYT는 “미국이 철군을 발표했을 때 탈레반은 동력을 결집하기 시작했지만 아프간 정부군 안에서는 정부를 위해 싸우는 것이 목숨 걸 만큼 중요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퍼졌다”고 전했다. 미국 민간싱크탱크 CNA의 조너선 슈로든 박사는 “탈레반의 결속력이 아프간 정부군보다 훨씬 강고하다”고 했다.
탈레반이 지난 몇년간 안정적인 자금줄을 만들고 전략을 가다듬으면서 전투력이 크게 강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엔은 탈레반 연간 수익 규모를 3억~16억달러(약 3500억~1조 8700억원)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 중 60%가 마약거래에서 나온다. 탈레반은 최근 몇 년간 아프간군 시설들을 접수하며 미군이 아프간군에 지원한 무기와 장비도 확보했다.
탈레반의 전략이 정교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1994년 남부 카다하르를 중심으로 결성된 탈레반은 남부와 농촌지역을 장악하며 세를 키워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서부와 북부 대도시를 먼저 공격했다. 반(反)텔레반 정서가 강하거나 지역군벌의 영향력이 커 자신들에게 불리한 지역부터 기습 공격하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탈레반 대원들은 사복 차림으로 민간인과 뒤섞여 있다가 정부군을 공격한 뒤 은신처로 피하는 게릴라 전법도 구사한다.
유해운 기자.
“美가 100조원 들여 키웠지만 독자적으로 싸울 준비 안돼”
미국이 지난 20년간 약 100조원을 들여 지원한 아프가니스탄의 정부군이 독자적인 전투가 불가능한 오합지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 시각) “아프간 정부군을 독자적으로 싸울 수 있는 강한 군대로 키우려 한 미국의 노력이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아프간에서 미군 철수가 시작하자 탈레반은 총공세에 나섰고, 아프간 정부군은 속수무책으로 주요 도시들을 내줬다. 아프간 서부 최대 도시인 헤라트를 비롯해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주도 34곳 중 18곳이 탈레반에 장악됐다. 수도 카불도 미군 완전 철수 후 한 달 내에 탈레반에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프간 정부군의 장부상 숫자는 탈레반 반군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미국 아프간재건특별감사관실(SIGAR)이 지난달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임금을 받는 아프간 정부군(ANDSF)은 30만699명이다. 반면, 탈레반 반군의 핵심 전투대원은 6만명으로 추산되고, 각 지역에 퍼져 있는 대원과 지지자들을 다 포함해도 20만명을 넘지 않는다.
아프간 정부군은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막대한 지원금을 받고 있기도 하다. 아프간 정부군은 연간 50억~60억달러(약 5조8000억원~7조140억원) 규모의 예산을 사용한다. 미국이 ‘아프간군 기금’(ASFF)으로 지원한 자금만 2005년부터 올해 6월까지 750억2000만달러(약 87조6983억원)에 달한다. 무기와 장비, 훈련비 등을 모두 합치면 미국이 지난 20년간 아프간군에 쏟아부은 돈은 830억달러(약 97조270억원)라는 분석도 있다.
병력과 물자에서 아프간 정부군이 탈레반을 압도하지만, 실제 전투에서 정부군이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NYT는 아프간 정부군에 유령 병사들이 많다고 지적한다. 임금을 받기 위해 거짓으로 등록한 병사들이 많다는 것이다. 아프간 정부군의 실제 병력은 등록된 숫자의 6분의 1 수준으로 탈레반 반군 숫자보다 훨씬 적다는 분석도 있다. NYT는 “정부군 장교들도 실제 병력이 장부상 인원보다 훨씬 적다는 것을 잘 알기에 무슨 일이 벌어져도 소극적으로 대응한다”고 했다.
아프간 정부군이 미군 철수를 앞두고 사기가 저하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NYT는 “미국이 철군을 발표했을 때 탈레반은 동력을 결집하기 시작했지만 아프간 정부군 안에서는 정부를 위해 싸우는 것이 목숨 걸 만큼 중요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퍼졌다”고 전했다. 미국 민간싱크탱크 CNA의 조너선 슈로든 박사는 “탈레반의 결속력이 아프간 정부군보다 훨씬 강고하다”고 했다.
탈레반이 지난 몇년간 안정적인 자금줄을 만들고 전략을 가다듬으면서 전투력이 크게 강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엔은 탈레반 연간 수익 규모를 3억~16억달러(약 3500억~1조 8700억원)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 중 60%가 마약거래에서 나온다. 탈레반은 최근 몇 년간 아프간군 시설들을 접수하며 미군이 아프간군에 지원한 무기와 장비도 확보했다.
탈레반의 전략이 정교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1994년 남부 카다하르를 중심으로 결성된 탈레반은 남부와 농촌지역을 장악하며 세를 키워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서부와 북부 대도시를 먼저 공격했다. 반(反)텔레반 정서가 강하거나 지역군벌의 영향력이 커 자신들에게 불리한 지역부터 기습 공격하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탈레반 대원들은 사복 차림으로 민간인과 뒤섞여 있다가 정부군을 공격한 뒤 은신처로 피하는 게릴라 전법도 구사한다.
유해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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