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진료받고 약은 약국서…‘비대면 약 배송’ 확대 놓고 찬반 팽팽
20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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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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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대한약사회가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비대면진료 약배송 저지를 위한 국민건강권 사수 비상대책위원회 발대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ㆍ보건복지부, 올해 말 비대면 진료 제도화 앞두고 '약 배송' 전면 확대 방침
ㆍ대한약사회, 약물 오남용 우려 및 책임 체계 마련 촉구
ㆍ일각에선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따라 당연한 수순이란 목소리도
“약은 택배가 아니다!!” “검증 없는 약 배송 확대, 국민 건강 무너진다”
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 약사 20여 명이 모였다. 하얀 약사복 가운을 입고 ‘국민 건강권 수호’라고 적힌 빨간 머리띠를 두른 차림이었다. 대한약사회 소속 약사인 이들은 이날 정부의 ‘비대면 진료 약 배송 확대’ 방침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비대면 약 배송 논의는 12월 24일 의료법 개정안 시행으로 비대면 진료가 본격 제도화를 목전에 두면서 시작됐다. 우선 보건복지부는 올해 말부터 섬·벽지 거주자와 장기요양수급자, 장애인, 감염병 환자 등에 한해 비대면 진료로 처방받은 의약품을 배송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면서 복지부는 “추후 모든 비대면 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약 배송 확대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의료 접근성에 관계없이 모든 환자가 비대면으로 약을 배달받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약 배송 확대 방침’이 알려지자, 약사·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소비자 등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견이 터져 나왔다.
우선 약사 사회에서는 약 배송 확대가 약물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먼저 나왔다. 경기 평택시에서 작은 약국을 운영 중이라는 박현진(42)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깔고 처방을 더 많이 받으면 지금 당장은 더 많은 소득과 이익이 생길 수 있다는 걸 모르는 약사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많은 약사는 눈앞의 이익보다 약사라는 직업이 가진 책임감과 소명감을 지키고자 영리 플랫폼 참여를 자제해 왔다”고 했다.
이어 “약은 더 많이 팔고 처방은 더 많이 받게 하는 것이 언제나 국민에게 좋은 일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과연 약 배송 확대가 여러 정부 부처가 나서서 추진해야 할 정도로 시급한 일이냐”고 지적했다.
또 배송되는 의약품의 안전성을 어떻게 확보할지 등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김백건 대한약학대학생협회장은 “배송 과정에서 안정성이 보장되는지를 모두 확인해야 한다”며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해 누가 책임지고 배상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처방부터 조제·배송·복용까지 대면 확인 없이 이뤄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책임 체계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취지다.
반면 비대면 진료가 제도화된 이상 약 배송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있다. 단순히 평소 복용하던 고혈압·당뇨약 등을 처방받거나 직접 병원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약을 받기 위해 약국을 직접 찾아야 한다면 비대면 진료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관련해 이슬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회장은 “세계적으로 의사와 환자가 대면한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처방을 제한하는 나라는 없다”며 “이 때문에 비대면 진료의 취지나 효용성이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 배송이 대형 약국으로의 쏠림을 부추겨 동네 약국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박도 내놓았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가 자체적으로 2022년 1월부터 2023년 6월 사이 비대면 진료 후 약을 배송받은 환자 44만명을 조사한 결과, 그중 약 80.7%는 주소지로부터 반경 5㎞ 이내 약국에서 배송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이 공동회장은 “처음에 원격 진료를 도입할 때도 대형 병원들이 다 해 먹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비대면 진료의 대부분은 집 근처 의원급에서 발생했다”며 약 배송 허용이 대형 약국에만 유리할 것이란 우려는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시민들 사이에서도 반응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한 시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편은 회사에 있고 아이도 돌봐야 해 약국에 가기 곤란할 때가 있는데 배송까지 해주면 편리할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약 배송이 확대되면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니냐”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약물 오남용으로 뒤덮일까 걱정된다”는 반응도 나왔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27일에는 ‘비대면 약 배송 정책 전면 철회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국회 국민동의 청원도 올라왔다. 이날(9일) 기준 3만4821명이 동의한 상태다.
한영원 기자
ㆍ보건복지부, 올해 말 비대면 진료 제도화 앞두고 '약 배송' 전면 확대 방침
ㆍ대한약사회, 약물 오남용 우려 및 책임 체계 마련 촉구
ㆍ일각에선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따라 당연한 수순이란 목소리도
“약은 택배가 아니다!!” “검증 없는 약 배송 확대, 국민 건강 무너진다”
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 약사 20여 명이 모였다. 하얀 약사복 가운을 입고 ‘국민 건강권 수호’라고 적힌 빨간 머리띠를 두른 차림이었다. 대한약사회 소속 약사인 이들은 이날 정부의 ‘비대면 진료 약 배송 확대’ 방침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비대면 약 배송 논의는 12월 24일 의료법 개정안 시행으로 비대면 진료가 본격 제도화를 목전에 두면서 시작됐다. 우선 보건복지부는 올해 말부터 섬·벽지 거주자와 장기요양수급자, 장애인, 감염병 환자 등에 한해 비대면 진료로 처방받은 의약품을 배송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면서 복지부는 “추후 모든 비대면 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약 배송 확대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의료 접근성에 관계없이 모든 환자가 비대면으로 약을 배달받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약 배송 확대 방침’이 알려지자, 약사·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소비자 등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견이 터져 나왔다.
우선 약사 사회에서는 약 배송 확대가 약물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먼저 나왔다. 경기 평택시에서 작은 약국을 운영 중이라는 박현진(42)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깔고 처방을 더 많이 받으면 지금 당장은 더 많은 소득과 이익이 생길 수 있다는 걸 모르는 약사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많은 약사는 눈앞의 이익보다 약사라는 직업이 가진 책임감과 소명감을 지키고자 영리 플랫폼 참여를 자제해 왔다”고 했다.
이어 “약은 더 많이 팔고 처방은 더 많이 받게 하는 것이 언제나 국민에게 좋은 일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과연 약 배송 확대가 여러 정부 부처가 나서서 추진해야 할 정도로 시급한 일이냐”고 지적했다.
또 배송되는 의약품의 안전성을 어떻게 확보할지 등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김백건 대한약학대학생협회장은 “배송 과정에서 안정성이 보장되는지를 모두 확인해야 한다”며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해 누가 책임지고 배상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처방부터 조제·배송·복용까지 대면 확인 없이 이뤄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책임 체계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취지다.
반면 비대면 진료가 제도화된 이상 약 배송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있다. 단순히 평소 복용하던 고혈압·당뇨약 등을 처방받거나 직접 병원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약을 받기 위해 약국을 직접 찾아야 한다면 비대면 진료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관련해 이슬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회장은 “세계적으로 의사와 환자가 대면한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처방을 제한하는 나라는 없다”며 “이 때문에 비대면 진료의 취지나 효용성이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 배송이 대형 약국으로의 쏠림을 부추겨 동네 약국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박도 내놓았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가 자체적으로 2022년 1월부터 2023년 6월 사이 비대면 진료 후 약을 배송받은 환자 44만명을 조사한 결과, 그중 약 80.7%는 주소지로부터 반경 5㎞ 이내 약국에서 배송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이 공동회장은 “처음에 원격 진료를 도입할 때도 대형 병원들이 다 해 먹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비대면 진료의 대부분은 집 근처 의원급에서 발생했다”며 약 배송 허용이 대형 약국에만 유리할 것이란 우려는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시민들 사이에서도 반응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한 시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편은 회사에 있고 아이도 돌봐야 해 약국에 가기 곤란할 때가 있는데 배송까지 해주면 편리할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약 배송이 확대되면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니냐”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약물 오남용으로 뒤덮일까 걱정된다”는 반응도 나왔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27일에는 ‘비대면 약 배송 정책 전면 철회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국회 국민동의 청원도 올라왔다. 이날(9일) 기준 3만4821명이 동의한 상태다.
한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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