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마약중독 환자 확 늘었다, 코로나처럼 곳곳에 퍼져있어"
2021.08
05
뉴스관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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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훈 인천 참사랑병원 원장(51)/사진
"한국, 더이상 마약청정국 아닙니다. 코로나19 대유행처럼 곳곳에 퍼져있습니다."
2012년부터 인천 참사랑병원 원장직을 맡아 마약중독 치료를 하고 있는 천영훈 원장(51)은 최근 늘어나는 마약중독 현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천 원장이 운영하는 인천 참사랑병원은 전국 21개 마약 중독자 전문치료병원 중 한 곳이다. 검찰에서 마약중독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이곳에 입원치료를 의뢰한다.
천 원장은 10년 전만 하더라도 내담한 환자들이 40~50대로 한정돼 있었지만, 최근엔 90% 이상이 20~30대가 많다고 했다. 그는 "10년 전 마약중독자들 대부분이 40~50대였고 10명 중 8, 9명이 남성이었고 투약하는 마약도 대마, 필로폰 등 일부였다"고 했다. 이어 "이젠 코로나19 대유행처럼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일반 시민층에도 깊숙하게 퍼졌다"고 했다.
특히 "최근엔 중독자들 90% 정도가 20~30대로 남녀 비율이 반반 정도"라며 주부, 회사원, 대학생, 택배기사 등 일반 시민들이 마약의 위험에 빠져 병원에 들린다"고 했다. 특히 "외래치료도 2,3달 밀려 있는 정도로 환자가 많고 입원병동도 현재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입실 희망자가 많다"고 했다.
마약중독…단순한 '중독' 아니라 '질환'
검찰청에서 발표한 '2020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사범은 1만8050명으로 직전해보다 12.5% 증가했다. 30대 이하 마약사범도 9322명(51.7%)으로 전체 마약사범의 절반을 넘는다. 2016년 30대 이하 마약사범이 총 5489명인 것과 비교했을 때 69.8%나 증가한 수치다.
천 원장이 운영하는 인천 참사랑병원의 마약중독자 외래 치료도 20~30대가 늘었다. 2019년 20~30대 마약류중독자 외래치료자가 135명이었던 반면 지난해는 377명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전체 외래치료자도 696명으로 직전 해(308명)보다 125% 이상 늘었다.
그는 마약중독이 단순한 '중독'이 아닌 지속적으로 관리해야하는 '질환' 중 하나라고 했다. 마약을 접하면 엄청난 양의 엔돌핀과 도파민 등이 쏟아지고 뇌손상까지 유발돼 계속해서 마약을 찾게 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천 원장은 "마약을 하면 일상생활에서 기쁨, 쾌락을 느끼게 하는 엔돌핀, 도파민의 양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쏟아져 나와 마약 이외의 모든 것들을 무가치하게 여긴다"며 "한꺼번에 엄청난 양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뇌에 큰 손상이 와 지능 수준, 판단력도 저하돼 충동 조절이 안 되는 상황에 처한다"고 했다.
그는 마약중독자를 치료하는 과정이 정신분열증, 알코올중독자, 성격장애환자보다 더 어렵고 중독자들이 일상적인 삶으로 회복하기에는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신분열증 환자 1000명, 알코올중독자 100명, 성격장애 환자 10명을 치료하는 강도가 마약중독자 1명을 치료하는 것과 맞먹는다"며 "뇌손상으로 정신병적 증상까지 동반해 입원치료를 진행하고 당뇨병처럼 평생 동안 관리해야한다"고 했다.
"중독 치료 동기 높은 '골든타임' 놓치면 안 돼"
마약중독자 치료보호 시설로 전국 21개 의료기관이 지정돼 있지만 지난해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를 받은 중독자는 총 143명으로 전체 마약사범의 1%도 안 되는 수치다. 천 원장은 마약사범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초·재범들의 치료를 강제하는 사회적인 시스템이 갖춰져야한다고 했다.
그는 "마약중독자들이 다시 일상적인 생활로 나올 수 있는 골든타임은 첫 마약적발 때"라며 "초재범일 때는 치료 동기도 높은 편이라 법원의 판결에 따라 바로 교도소 등에 가는 곳이 아닌 치료감호시설 혹은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했따.
이어 "현재도 마약퇴치본부 등에서 상담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재활을 위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지역 사회 재활 시설, 프로그램 등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해 21개 의료기관 중 치료보호 실적을 낸 의료기관은 인천 참사랑병원(71명)을 포함해 단 9곳 뿐이다.
천 원장은 이제 한국이 더이상 마약청정국이 아니라며 예방과 교육 뿐 아니라 건강한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사회적 기반시설들도 마련돼야한다고 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이 계속돼 외부활동이 줄면 마약에 손을 대는 사람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여러가지 경험과 여가생활을 즐기면서 스트레스 등을 풀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마약에 빠지는 위험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며 "초중고 때부터 마약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교육들도 행해져야할 시점"이라고 했다.
채강석 기자.
"한국, 더이상 마약청정국 아닙니다. 코로나19 대유행처럼 곳곳에 퍼져있습니다."
2012년부터 인천 참사랑병원 원장직을 맡아 마약중독 치료를 하고 있는 천영훈 원장(51)은 최근 늘어나는 마약중독 현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천 원장이 운영하는 인천 참사랑병원은 전국 21개 마약 중독자 전문치료병원 중 한 곳이다. 검찰에서 마약중독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이곳에 입원치료를 의뢰한다.
천 원장은 10년 전만 하더라도 내담한 환자들이 40~50대로 한정돼 있었지만, 최근엔 90% 이상이 20~30대가 많다고 했다. 그는 "10년 전 마약중독자들 대부분이 40~50대였고 10명 중 8, 9명이 남성이었고 투약하는 마약도 대마, 필로폰 등 일부였다"고 했다. 이어 "이젠 코로나19 대유행처럼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일반 시민층에도 깊숙하게 퍼졌다"고 했다.
특히 "최근엔 중독자들 90% 정도가 20~30대로 남녀 비율이 반반 정도"라며 주부, 회사원, 대학생, 택배기사 등 일반 시민들이 마약의 위험에 빠져 병원에 들린다"고 했다. 특히 "외래치료도 2,3달 밀려 있는 정도로 환자가 많고 입원병동도 현재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입실 희망자가 많다"고 했다.
마약중독…단순한 '중독' 아니라 '질환'
검찰청에서 발표한 '2020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사범은 1만8050명으로 직전해보다 12.5% 증가했다. 30대 이하 마약사범도 9322명(51.7%)으로 전체 마약사범의 절반을 넘는다. 2016년 30대 이하 마약사범이 총 5489명인 것과 비교했을 때 69.8%나 증가한 수치다.
천 원장이 운영하는 인천 참사랑병원의 마약중독자 외래 치료도 20~30대가 늘었다. 2019년 20~30대 마약류중독자 외래치료자가 135명이었던 반면 지난해는 377명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전체 외래치료자도 696명으로 직전 해(308명)보다 125% 이상 늘었다.
그는 마약중독이 단순한 '중독'이 아닌 지속적으로 관리해야하는 '질환' 중 하나라고 했다. 마약을 접하면 엄청난 양의 엔돌핀과 도파민 등이 쏟아지고 뇌손상까지 유발돼 계속해서 마약을 찾게 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천 원장은 "마약을 하면 일상생활에서 기쁨, 쾌락을 느끼게 하는 엔돌핀, 도파민의 양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쏟아져 나와 마약 이외의 모든 것들을 무가치하게 여긴다"며 "한꺼번에 엄청난 양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뇌에 큰 손상이 와 지능 수준, 판단력도 저하돼 충동 조절이 안 되는 상황에 처한다"고 했다.
그는 마약중독자를 치료하는 과정이 정신분열증, 알코올중독자, 성격장애환자보다 더 어렵고 중독자들이 일상적인 삶으로 회복하기에는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신분열증 환자 1000명, 알코올중독자 100명, 성격장애 환자 10명을 치료하는 강도가 마약중독자 1명을 치료하는 것과 맞먹는다"며 "뇌손상으로 정신병적 증상까지 동반해 입원치료를 진행하고 당뇨병처럼 평생 동안 관리해야한다"고 했다.
"중독 치료 동기 높은 '골든타임' 놓치면 안 돼"
마약중독자 치료보호 시설로 전국 21개 의료기관이 지정돼 있지만 지난해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를 받은 중독자는 총 143명으로 전체 마약사범의 1%도 안 되는 수치다. 천 원장은 마약사범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초·재범들의 치료를 강제하는 사회적인 시스템이 갖춰져야한다고 했다.
그는 "마약중독자들이 다시 일상적인 생활로 나올 수 있는 골든타임은 첫 마약적발 때"라며 "초재범일 때는 치료 동기도 높은 편이라 법원의 판결에 따라 바로 교도소 등에 가는 곳이 아닌 치료감호시설 혹은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했따.
이어 "현재도 마약퇴치본부 등에서 상담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재활을 위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지역 사회 재활 시설, 프로그램 등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해 21개 의료기관 중 치료보호 실적을 낸 의료기관은 인천 참사랑병원(71명)을 포함해 단 9곳 뿐이다.
천 원장은 이제 한국이 더이상 마약청정국이 아니라며 예방과 교육 뿐 아니라 건강한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사회적 기반시설들도 마련돼야한다고 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이 계속돼 외부활동이 줄면 마약에 손을 대는 사람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여러가지 경험과 여가생활을 즐기면서 스트레스 등을 풀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마약에 빠지는 위험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며 "초중고 때부터 마약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교육들도 행해져야할 시점"이라고 했다.
채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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