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청원인 “블랙아웃 상태…합의라니” 억울.

신혼집에서 남편이 잠든 사이 남편 직장 상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남편 직장 상사에게 성폭행(준강간)당했어요. 너무 억울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5시 2분 기준으로 18,682명이 동의한 상태입니다.

30대 여성이라 밝힌 청원인은 “몇 개월 전 남편과 남편의 직장 상사 A 씨와 함께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간단히 술을 마셨다. 코로나 때문에 2차로 저희 집에서 간단히 술을 마시기로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청원인은 이날 신혼집에서 남편, A 씨와 술을 마신 후 블랙아웃(음주 후 일시적인 기억 상실 현상) 상태가 됐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청원인은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의 속옷과 바지가 뒤집힌 채 널브러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A 씨는 이미 집을 떠난 상태였습니다.

당시 청원인의 남편은 성폭행 의심이 들어 A 씨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A 씨는 경찰조사에서 “피해자의 가슴과 성기 부위를 애무했지만, 성관계를 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에 청원인은 A 씨가 범행을 자백했기 때문에 강제 성추행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생각지만, 경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청원인에 따르면 경찰은 반항하거나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는 점, 거실에서 남편이 자고 있었기 때문에 반항했을 경우 범행이 발각될 가능성이 충분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청원인은 “A 씨는 거짓말 탐지기도 거부한 채 남편에게 저를 만나게 해달라고 하더라”라며 “제가 블랙아웃 상태에서 피해를 당했다고 진술한 것을 합의가 있었다는 진술로 번복해달라고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마치 제가 합의를 노린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저는 단 한 번도 합의를 언급한 적도, 합의할 생각조차 없다”며 “A 씨는 자녀가 두 명이나 있는 아버지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직원과 고등학생까지 건

드려 성추행, 성희롱 혐의로 추가 고소까지 당했다고 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청원인은 “최근에는 극단 선택 충동을 느꼈고 극심한 우울증에 정신과에 다니며 약물치료를 받는 상태”라며 “가해자 의견만 듣고 피해자 의견은 듣지 않은 경찰과 검찰의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채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