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누나를 살해한 뒤 시신을 농수로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동생에게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인천지법 형사12부는 작년 12월 중순, 인천의 아파트에서 30대 누나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강화도의 농수로에 누나의 농수로에 버린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27살 윤모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수법이 극히 잔혹하고 치밀하며 적극적으로 증거를 인멸했으며, 사체를 버릴 때도 최소한의 인격 존중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가장 큰 정신적 피해를 입은 부모가 간절히 선처를 바라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사건 뒤 5일 만에 여자친구와 여행을 가는 등 일말의 죄책감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윤 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습니다.

당시 법정에 나온 윤씨의 아버지는 "온갖 욕설을 해도 저에게는 사랑하는 아들"이라면서 "숨진 딸에게는 미안하지만, 죽을 때까지 딸에게 용서를 구하며 죄인으로 살겠으니, 아들을 선처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사건 당시 윤씨는 어머니와 함께 경찰에 찾아가 누나가 실종됐다고 신고하고, 마치 누나가 살아있는 것처럼 누나의 SNS 계정으로 메시지를 보내 경찰 수사를 방해해 어머니가 실종신고를 취소하도록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누나 시신은 4개월 만인 지난 4월 발견됐고, 윤 씨는 같은 달 29일 체포됐습니다.

현외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