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을 스토킹하고 만남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여성의 직장에 찾아가 염산을 뿌린 7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2부(신헌석 부장판사)는 13일 오전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편모씨(75)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3년형의 원심을 유지했다.

편씨는 지난해 12월에 30대 여성 A씨가 일하는 서울 도봉구의 한 음식점을 찾아가 염산을 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플라스틱병 2개를 들고 있던 편씨는 병 하나는 A씨 얼굴에 뿌리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마시겠다고 했다.

이윽고 A씨에 다가가는 편씨를 종업원과 손님이 가로막자, 편씨는 A씨 대신 이들에게 염산을 뿌린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은 얼굴과 팔, 다리 등에 화상을 입었다.

편씨는 또 달아난 A씨를 쫓아나갔다가 다시 식당에 돌아와 소란을 피우며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편씨는 과거 A씨와 다른 식당에서 함께 일하며 알게 됐고, 사건 수개월 전부터 "성관계하자" "만나자" 등 요구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

편씨는 1심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염산이 아닌 청소용 소독약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염산으로 추정된다는 감정서를 받았다며 반박했다.

편씨는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지만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반면 검찰은 1심 형량이 가볍다며 원심보다 높은 7년형을 구형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 정도와 피고인 처벌을 원하고 있는 것에 비춰 혐의가 가볍지 않다"며 원심 유지를 선고했다.

채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