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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시신에 쌀·소금 뿌린 30대 노숙자, 심신미약 인정 징역 25년.

2021.10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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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사물변별능력 미약한 상태서 범행, 감경사유"
"피해자 이유 알지 못한 채 숨져, 중형 선고 불가피"
검찰 "범행 당시 상황 명확히 기억"…무기징역 구형.

만난 지 하루밖에 안 되는 남성을 술기운에 화가 난다는 이유로 무참히 살해한 30대 노숙자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30일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장찬수)는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2)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전자장치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처음 만난 사람을 잔혹하게 살인하는 등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면서 "피해자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 변을 당해 극심한 고통속에 생을 마감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행 후 시신에 쌀과 소금을 뿌리는 등 범행이 불량하고 피해자의 물건을 훔쳐 달아나기까지 했다"며 "다만 이 사건 범행을 자백하고 있고, 사물변별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에 이른점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앞서 검찰은 "정신감정 결과 피고인이 여러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 당시의 상황을 명확히 기억해 진술하는 점에 비춰보면 사건 당시 심신미약인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의 처지에 대한 비관과 사회에 대한 불만을 우연히 처음 만난 피해자에게 모두 전가하며 잔혹한 수법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며 "이후 반성과 후회가 없으며, 평소 심리상태 등을 볼 때 재범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무기징역 구형 사유를 강조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올해 3월 서귀포시에 있는 피해자 B씨의 주거지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술병으로 머리를 여러차례 내리쳐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기관 조사에서 A씨는 B씨와 함께 일하기로 약속했으나 금전적인 문제로 말다툼이 벌어지자 갑자기 화가나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피해자와 초면이나 다름 없었다. 범행 전날 서귀포시의 공원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술을 함께 마시며 친해졌다. A씨는 몇해 전부터 노숙인 쉼터 등 보호시설을 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범행을 인정하고 제 잘못을 인정한다. 유족들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순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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