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직접 챙겨야 할 사업 현안 4가지.
2021.08
18
뉴스관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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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10시 가석방되면서 삼성의 투자 시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발언하는 이 부회장.
이재용(왼쪽 네 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업계, 대표 현안으로 파운드리·스마트폰·배터리·디스플레이 꼽아
각 분야 전문가들, 이재용 부회장 투자 1순위는 ‘반도체 파운드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되면서 삼성의 투자 시계가 빨라질 전망이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그간 삼성이 내세운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 후 어떤 현안을 가장 먼저 챙기며 대규모 투자와 신속한 의사결정을 단행할지 주목된다.
산처럼 쌓여 있는 투자와 사업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 후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사업 현안은 크게 4가지로 꼽힌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반도체 분야에서의 ‘파운드리 사업’과 갤럭시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사업’, 국내 타사보다 해외 진출이 더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우선 거론된다. 또 최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진출을 선언한 ‘디스플레이 사업’도 이 부회장이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진두지휘해야 할 분야로 꼽힌다.
먼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글로벌 시장 1위 TSMC의 질주와 반도체 업계 공룡 인텔의 참전으로 샌드위치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TSMC가 반도체 기술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자 삼성전자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삼성전자와 TSMC는 5나노미터(nm) 공정이 적용된 시스템 반도체를 양산 중이며 두 회사 모두 세계 최초로 3nm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TSMC가 시장 예상보다 1년 이른 내년 7월 3nm 반도체 양산에 돌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갤럭시로 대표되는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 ‘스마트폰’ 상황도 녹록지 않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와 막대한 자국 수요에 힘입어 성장세가 무섭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5G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지난해 1분기 점유율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로 올해 2분기 시장 점유율 4위로 내려와 위기에 직면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5G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애플 제외)의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샤오미(25.7%) ▲비보(17.5%) ▲오포(16.9%)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 업체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을 살펴보면 ▲샤오미 452% ▲비보 218% ▲오포 231%로 삼성전자(126%)보다 높아 삼성의 시장 지배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삼성SDI의 미국 공장 신설 결정과 올해 4분기 본격적인 퀀텀닷(QD)-OLED 양산에 돌입하는 삼성디스플레이도 이 부회장이 신경 써야 할 사업이다. 특히 OLED 패널의 경우 LG디스플레이가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 전략을 어떻게 구상할지가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 대규모 투자 1순위 ‘반도체’
전문가들은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 후 가장 먼저 대규모 투자와 의사결정을 내릴 분야로 파운드리 사업을 꼽는다. 파운드리 재진출을 공식화한 인텔의 공격적인 행보 때문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과거 업계 1위 TSMC를 추격하는데 심혈을 쏟기만 해도 됐다면, 이제는 자본과 기술에 세계 최대 반도체 종합기업이라는 명성을 지닌 인텔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삼성전자는 2030년 세계 시스템 반도체 1위를 하겠다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에 변수가 발생했다. 인텔이 지난 3월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알리며 200억 달러(약 22조8000억원)를 들여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 2개를 새로 짓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기존 TSMC-삼성전자 2강 체제에서 예상치 못한 인텔의 참전으로 3강 체제가 구축되면서 글로벌 경쟁이 한층 심화됐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1위를 뒤쫓는 동시에 뒤따라오는 경쟁자를 막아야 하는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진출에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파운드리 사업의 경우 자본과 기술보다 중요한 게 기업 고객사 확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인텔은 2022년 7㎚ 반도체를 선보인 뒤 2025년 1.8㎚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발표와 함께 퀄컴과 아마존 같은 초대형 IT기업을 고객사로 유치하는 등 100여개 이상의 기업 고객과 협의 단계라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미국 내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 건설 계획과 투자 규모 소식을 전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결정은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당초 거론된 투자 규모는 170억 달러(약 20조원)로 업계에서는 총수 부재에 따른 대규모 투자와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사업 변화 조짐…배터리·디스플레이 후순위
한 반도체 전문가는 “2019년 이재용 부회장이 2025년까지 QD 디스플레이에 13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발표한 만큼 가석방 후 시선을 파운드리 사업 투자로 돌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한국이 뒤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전제돼 있고, 인텔을 비롯해 각국에서 파운드리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만큼 해당 사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도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되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전략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주춤한 스마트폰 사업에 관해 경영진단을 실시하는 중이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경쟁으로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지만 이 부회장의 가석방과 함께 경영진단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그에 따른 대책도 신속히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와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사업은 파운드리와 스마트폰과 달리 후 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그간 삼성의 배터리 투자가 타사에 비해 공격적이란 느낌을 받기 어려웠다”며 “아무래도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CATL에 밀리는 느낌이 있어 배터리보다는 현재 가장 이슈가 되는 반도체 쪽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당분간 기존 투자 계획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올해 4분기 양산 목표로 진행 중인 QD-OLED인데, 아직 LCD 패널 시장성이 좋은 편이고 LG디스플레이가 OLED 시장에 자리 잡고 있는 만큼 투자 확대보다는 양질의 시제품 생산에 주력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 디스플레이 전문가는 “총수의 의사결정보다는 올해 하반기 시제품이 어떤 레벨로 양산되느냐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기존 투자 계획의 변경 없이 양질의 시제품 양산을 우선순위에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사보 기자.
이재용(왼쪽 네 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업계, 대표 현안으로 파운드리·스마트폰·배터리·디스플레이 꼽아
각 분야 전문가들, 이재용 부회장 투자 1순위는 ‘반도체 파운드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되면서 삼성의 투자 시계가 빨라질 전망이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그간 삼성이 내세운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 후 어떤 현안을 가장 먼저 챙기며 대규모 투자와 신속한 의사결정을 단행할지 주목된다.
산처럼 쌓여 있는 투자와 사업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 후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사업 현안은 크게 4가지로 꼽힌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반도체 분야에서의 ‘파운드리 사업’과 갤럭시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사업’, 국내 타사보다 해외 진출이 더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우선 거론된다. 또 최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진출을 선언한 ‘디스플레이 사업’도 이 부회장이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진두지휘해야 할 분야로 꼽힌다.
먼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글로벌 시장 1위 TSMC의 질주와 반도체 업계 공룡 인텔의 참전으로 샌드위치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TSMC가 반도체 기술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자 삼성전자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삼성전자와 TSMC는 5나노미터(nm) 공정이 적용된 시스템 반도체를 양산 중이며 두 회사 모두 세계 최초로 3nm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TSMC가 시장 예상보다 1년 이른 내년 7월 3nm 반도체 양산에 돌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갤럭시로 대표되는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 ‘스마트폰’ 상황도 녹록지 않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와 막대한 자국 수요에 힘입어 성장세가 무섭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5G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지난해 1분기 점유율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로 올해 2분기 시장 점유율 4위로 내려와 위기에 직면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5G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애플 제외)의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샤오미(25.7%) ▲비보(17.5%) ▲오포(16.9%)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 업체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을 살펴보면 ▲샤오미 452% ▲비보 218% ▲오포 231%로 삼성전자(126%)보다 높아 삼성의 시장 지배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삼성SDI의 미국 공장 신설 결정과 올해 4분기 본격적인 퀀텀닷(QD)-OLED 양산에 돌입하는 삼성디스플레이도 이 부회장이 신경 써야 할 사업이다. 특히 OLED 패널의 경우 LG디스플레이가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 전략을 어떻게 구상할지가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 대규모 투자 1순위 ‘반도체’
전문가들은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 후 가장 먼저 대규모 투자와 의사결정을 내릴 분야로 파운드리 사업을 꼽는다. 파운드리 재진출을 공식화한 인텔의 공격적인 행보 때문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과거 업계 1위 TSMC를 추격하는데 심혈을 쏟기만 해도 됐다면, 이제는 자본과 기술에 세계 최대 반도체 종합기업이라는 명성을 지닌 인텔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삼성전자는 2030년 세계 시스템 반도체 1위를 하겠다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에 변수가 발생했다. 인텔이 지난 3월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알리며 200억 달러(약 22조8000억원)를 들여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 2개를 새로 짓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기존 TSMC-삼성전자 2강 체제에서 예상치 못한 인텔의 참전으로 3강 체제가 구축되면서 글로벌 경쟁이 한층 심화됐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1위를 뒤쫓는 동시에 뒤따라오는 경쟁자를 막아야 하는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진출에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파운드리 사업의 경우 자본과 기술보다 중요한 게 기업 고객사 확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인텔은 2022년 7㎚ 반도체를 선보인 뒤 2025년 1.8㎚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발표와 함께 퀄컴과 아마존 같은 초대형 IT기업을 고객사로 유치하는 등 100여개 이상의 기업 고객과 협의 단계라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미국 내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 건설 계획과 투자 규모 소식을 전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결정은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당초 거론된 투자 규모는 170억 달러(약 20조원)로 업계에서는 총수 부재에 따른 대규모 투자와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사업 변화 조짐…배터리·디스플레이 후순위
한 반도체 전문가는 “2019년 이재용 부회장이 2025년까지 QD 디스플레이에 13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발표한 만큼 가석방 후 시선을 파운드리 사업 투자로 돌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한국이 뒤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전제돼 있고, 인텔을 비롯해 각국에서 파운드리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만큼 해당 사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도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되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전략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주춤한 스마트폰 사업에 관해 경영진단을 실시하는 중이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경쟁으로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지만 이 부회장의 가석방과 함께 경영진단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그에 따른 대책도 신속히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와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사업은 파운드리와 스마트폰과 달리 후 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그간 삼성의 배터리 투자가 타사에 비해 공격적이란 느낌을 받기 어려웠다”며 “아무래도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CATL에 밀리는 느낌이 있어 배터리보다는 현재 가장 이슈가 되는 반도체 쪽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당분간 기존 투자 계획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올해 4분기 양산 목표로 진행 중인 QD-OLED인데, 아직 LCD 패널 시장성이 좋은 편이고 LG디스플레이가 OLED 시장에 자리 잡고 있는 만큼 투자 확대보다는 양질의 시제품 생산에 주력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 디스플레이 전문가는 “총수의 의사결정보다는 올해 하반기 시제품이 어떤 레벨로 양산되느냐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기존 투자 계획의 변경 없이 양질의 시제품 양산을 우선순위에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사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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