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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삼성전자-10%, SK하이닉스-16%…'패닉셀' 이유 3가지.

20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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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최신 DDR5 D램 모듈의 성능을 극대화하고 전력 사용을 최소화하는 전력관리반도체(PMIC, Power Management IC) 3종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전력관리반도체 3종(S2FPD01, S2FPD02, S2FPC01)은 전력 소비, 발열을 낮추는 자체 기술을 적용해 동작 효율을 업계 표준보다 1% 포인트 높은 91%까지 향상시켰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최근 코스피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흔들리며 코스피 지수가 지난 한 주 내내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 (74,400원 상승2600 -3.4%)는 이날 장중 연중 최저치인 7만4100원을 기록하고 전일 대비 3.38% 하락한 7만4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4일 8만2900원에 장을 마감한 이후 내리 하락세를 이어가며 7거래일만에 10.25% 하락했다.

SK하이닉스 (101,500원 상승1000 1.0%)는 장중 한때 10만원 선을 내주며 9만8900원까지 하락했다. 네이버에 코스피 시가총액 2위 자리를 잠시 내주기도 했다.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전일 대비 1% 오른 10만1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앞선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날 반등에 성공했음에도 지난 4일과 비교하면 16.12% 하락한 가격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반도체주 패닉셀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도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6.37%)이 급락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13% 떨어졌다.

고객사들의 반도체 재고가 쌓였고 D램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외 반도체주들이 직격탄을 받았다. 전날 나온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부정적 전망도 추락하는 반도체주가 견뎌야할 무게를 더했다.

◆패닉셀 이유① 노트북 매출 줄자 반도체가격 조정
시장에선 D램 가격 추가하락 전망이 우세하다. 반도체를 써야할 기업들에 반도체 재고가 쌓여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메모리 반도체 현물가격(Spot Price)이 떨어졌다. 전방산업 수요위축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빠졌다는 분석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부족에 따른 전방산업 세트 생산 차질이 지속될 경우 메모리 반도체의 일시적 수요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같은 이슈로 메모리 고객사들의 구매 움직임이 다소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올 4분기 반도체 가격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는 좋은 사이클에 들어온 반면 대만의 노트북 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 매출은 계속 좋지 않았다"며 "길게 보면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일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방법은 노트북 수요가 굉장히 늘거나 반도체 가격이 조정을 받는 등 두 가지인데 현재 반도체가격 조정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PC 수요 둔화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데 PC OEM 업체들에서 D램 주문량 축소가 나타났고 D램 스팟 시장 참여자들의 구매 심리가 크게 악화해 가격 하락 압력이 높아졌다"며 "단기적인 D램 업황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패닉셀 이유② 학습효과…겪어본일, 잊혀지지 않은 '트라우마'
2018년 4분기 다운사이클 학습효과에 따른 트라우마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반도체 업종은 2019년 4분기까지 약 1년 간 '깊고 긴 가격 조정'을 겪었다.

지난 2004년 이후 8GB DDR4 제품의 스팟 가격이 고정 가격 이하로 하락하기 시작했던 시기가 총 10번이 있었다. 이는 시차를 두고 고정가격 하락으로 이어졌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하락도 동반됐다.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을 보유한 삼성전자는 이 10번의 시기 중 5번 단기 급락을 겪었다. SK하이닉스는 8번에 걸쳐 단기간 급락한 경험이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역시 같은 상황"이라며 "스팟 가격이 고정 가격 밑으로 빠졌던 2020년 5월에도 SK하이닉스 주가가 12개월 후행 PBR 1.2배, 12개월 선행 PBR 1배 수준에서 하방 경직성을 강하게 보였다"고 설명했다.

◆패닉셀 이유③ 불안심리에 불지른 모건스탠리

모건스탠리는 지난 12일 '반도체의 겨울이 온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8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낮웠다.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5만6000원에서 8만원으로 대폭 내렸다. 이는 현재 주가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스매치에 대해선 계속 지적이 있어 왔지만 크게 반응이 없다가 모건스탠리가 세게 지적하면서 시장이 반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가격이 여전히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변화율은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내년 1분기부터 경기 하강 국면에 접어들고 내년 중 D램 수급구조도 재고축적에 따라 점차 공급과잉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저가매수 전략이 유효한 타이밍이 아니라는 뉘앙스를 남겼다. 모건스탠리는 "나중에 더 나은 진입시기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해도…주가 하락폭 너무 큰 것 아닌가요?"

PC D램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불과하다.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서버와 모바일이 총 71%를 차지하고 있다.

PC D램 재고 축소가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내년 전체 업황 전망을 바꿔야 할 정도는 아니다. 소비자용 PC 수요감소는 기업용 PC 수요가 일부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동원·박주영·유우형 KB증권 연구원이 지난 12일 내놓은 '반도체, 과거와 다른 사이클 예상' 보고서는 "최근 현물가격 하락세는 일부 메모리 업체의 선단공정에서 생산수율이 낮은 PC용 반도체를 유통시장에 덤핑하면서 발생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서버 및 모바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향후 급격한 공급과잉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내년부터 D램 인터페이스가 바뀌면 향후 서버 수요는 견조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PC를 제외한다면 반도체 시장에서 추가적인 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낮은 상태로 판단했다.

리포트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 측면에서는 공급과잉과 가격하락 우려가 단기 반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과거와 다른 실적 체력과 최근 밸류에이션 하락 등을 고려하면 현 주가 수준에서 하락 위험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다행스러운 것은 낮은 재고 레벨로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가 1주 미만으로 거의 없는 데다 생산 병목현상도 심화되고 있다"며 "가격 급락 또는 다운사이클(침체) 장기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또 "즉 2018년 4분기에서 2019년 1분기로 이어진 '깊고 긴 가격 조정'이 재현되기는 힘들다"며 "올 4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 모멘텀 둔화 과정을 거쳐 늦어도 내년 3분기에는 재차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개숙인 시총 1·2위, 저가매수 찬스?

오태동 NH투자증권 센터장은 "지금 외국인은 내년 반도체 업황에 대한 두려움을 반영하고 있어 다시 급격하게 매수세가 돌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에서는 9월 정도까지는 지수보다는 종목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밝혔다.

오 센터장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역시 지금 가격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반등 시도가 있을 텐데 그때 비중을 줄이는 것이 좋다"며 "아직 비중을 줄이지 못한 투자자들은 반등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가 우리나라 경제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과도한 영향력을 보이면서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며 "올해 연말까지 경기상황 등 기초체력 요소 방향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사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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