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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재용 출소에 서초사옥 '북적'…삼성 직원 "뭐라도 달라지겠죠"

20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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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10시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에 모여있는 취재진들의 모습. 길 건너편에서는 과천철거민대책위원회 등이 집회를 열고 있다.

"아무래도 성장 활력을 되찾고 시장의 신뢰가 높아지지 않겠나."
"아직 진행 중인 재판도 있고 보호관찰도 받는다는데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바라보는 삼성그룹 임직원들의 표정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2016년 말 국정농단 사건과 얽혀 반복돼온 경영리더십 부재 상황이 일단락됐다는 기대감과 여전히 이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대한 걱정이 뒤섞인 분위기였다.

이날 삼성서초사옥 정문에는 취재진의 카메라가 아침부터 몰렸다. 이 부회장이 출소 직후 서초사옥을 찾을 가능성에 대비한 언론사 취재진의 카메라가 정문 앞으로 가득 채웠다. 진보단체나 시민단체가 몰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소동을 염두에 둔 듯 서초구청 직원들과 인근 경찰서에서 나온 경찰 등 10여명도 자리를 지켰다.

이 부회장이 출소한 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쓴 채 건물 밖으로 나온 임직원들 중에선 스마트폰으로 언론보도를 살피거나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삼성 계열사 한 직원은 "그동안 다른 그룹에서는 총수가 그룹을 아우르는 비전을 제시했는데 삼성만 그런 부분이 없었다"며 "이 부회장이 풀려났으니 앞으로 뭐라도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삼성그룹의 경영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초격차 지위를 공고히 하고 반도체·배터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게 재계의 기대다.

일각에선 다만 가석방에 따른 취업제한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상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형이 확정된 날부터 5년 동안 취업이 제한된다.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으면 가석방 기간에도 취업이 가능해진다.

이 부회장의 향후 경영활동과 관련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지난 11일 취재진과 만나 "(홍남기) 부총리가 (이 부회장을) 챙기고 있다"며 "(홍 부총리가 이 부회장에 대해) 불편 없이 잘 해달라고 하는 말씀을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4분쯤 흰 셔츠에 노타이 검은색 정창차림으로 서울구치소 정문을 나왔다. 이 부회장은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지난 3월19일 맹장 끝 충수 돌기에 염증이 발생하는 충수염으로 응급 수술을 받고 치료를 받으면서 체중이 7~8kg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국민들께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의 말을 전한 뒤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에 대한 걱정, 비난, 큰 기대를 모두 잘 듣고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남은 재판과 반도체 사업 등 경제 대책 등과 관련한 이어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준비된 차를 타고 구치소를 떠났다.

법무부는 지난 9일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이 부회장을 가석방하기로 결정했다. 형기가 만료되지 않은 이 부회장을 가석방한 배경으로 법무부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제상황 악화 등을 들었다.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자제하고 있다. 삼성그룹 내부 사정에 밝은 재계 한 인사는 "고 이건희 회장의 사망과 이 부회장의 재구속으로 침체됐던 사내 분위기가 활력을 되찾고 있다"며 "그간 시장에서 제기돼 왔던 각종 위기와 관련해 대응과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으로 불안감이 해소되는 분위기"라 말했다.

김사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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