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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반도체 겨울 오고 있다… 모건스탠리 한 마디에 韓시총 100조 날아가”

2021.08
19

본문

SK하이닉스의 D램 반도체 제조시설(왼쪽)과 삼성전자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한 데이터센터용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오른쪽)
모건스탠리는 지난 11일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D램 업황은 활력을 잃고 있다”며 주요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외국계 증권사가 낸 반도체 보고서 한 장 때문에 대한민국 시가총액이 100조 이상 날아갔습니다. 늘 그랬듯, 공포에 휩싸인 개인들이 내던지는 물량을 싼 가격에 쓸어 담으려는 노림수겠죠. 이 와중에 연기금은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만 죽어라 담고 있으니 정말 화가 납니다.”(20년 경력 재야 투자자 P씨)

국내 반도체 빅2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외국인 매도가 집중되면서 대한민국 주식회사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19일 코스피는 장중 3104선까지 떨어지는 등 외국인 매도 공격에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주가 하락의 시발점은 지난 11일 나온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의 ‘메모리, 겨울이 오고 있다(Memory, winter is coming)’라는 보고서다.

외국인은 내년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 전망을 근거로 반도체 주식을 대량 매도 중이다. 20일 누적 순매도 기준으로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6조3000억원, SK하이닉스 주식을 2조4000억원 처분했다. 전고점 대비 삼성전자 주가는 18.4%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32% 떨어졌다. 이날도 오후 2시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8% 하락한 7만3400원선에서 거래 중이다.

여의도 증권 전문가들은 지난 2017년 11월 모건스탠리의 저주를 다시금 떠올리고 있다. 당시 모건스탠리는 ‘고마웠던 메모리, 잠시 멈춰야 할 시간(Thanks for the Memory, Time For a Pause)’이라는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부정적으로 전망했었다. 이 보고서 충격에 삼성전자 주가는 다음 달 5% 넘게 급락했고 코스피는 한 달 만에 2500 밑으로 주저 앉았다.

외국인 매도 공격을 방어하는 것은 개인들이다. 개인들은 지난 13일 삼성전자 주식을 역대 최대인 2조4000억원 어치 사들이는 등 8거래일 연속 풀매수 중이다.

외국인 매도 쓰나미로 허약해진 삼성전자 체력은 언제쯤 회복하게 될까?

19일 교보증권이 지난 2000년 이후 외국인 대량 매도 이후 삼성전자 주가 흐름을 추적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가가 확실하게 반등하려면 반년 정도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삼성전자에 대해 2조원 이상(20일 누적)의 외국인 대량 매도가 발생한 사례는 6번이었다(표 참고). 지난 2018년 무역분쟁 당시 1차례를 제외하면, 외국인 대량 매도 이후 6개월 동안은 삼성전자 수익률이 지수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모바일 부문의 특성상 경기 사이클 영향을 크게 받는다”면서 “지금 당장은 양호한 실적이 발표되더라도 향후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국면에서는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이어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상승 모멘텀은 2022년 이익 전망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 이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증권사별 삼성전자의 2021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50조원대로 비슷하지만, 2022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소 50조9000억원에서 최대 80조9000억원으로 편차가 매우 큰 상황이다. 이 와중에 내년 1~2분기 전방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로 실적 전망치는 하향 조정 되고 있다. 문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실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는 4분기 이후가 매수 타이밍으로 적절하다”고 말했다.

김사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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