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거기서 왜나와?... GS그룹의 배터리 소재업 재진출 속사정.
2021.09
21
뉴스관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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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허윤홍 GS건설 신사업부문 대표.(사진=GS건설)
GS건설이 자회사 에네르마를 통해 2차전지 리싸이클링 사업에 진출했다. 폐배터리를 수거한 후 원료를 추출해 양극활물질로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 SK와 포스코 등 다수 업체가 배터리 리싸이클링 사업에 진출한 데다 국내에는 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제도 등이 미비한 상황이다.
게다가 GS그룹은 과거 양극재 계열사인 GS이엠을 LG화학에 매각한 이후 2차전지 소재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5년 만에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재진출한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범GS' 계열인 코스모그룹과의 M&A 또는 지분 투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코스모그룹의 계열사 코스모신소재는 양극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곳간'이 넉넉하지 않아 규모를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GS건설은 지난 15일 포항 일반산업단지에서 에네르마의 배터리 리싸이클링 공장 착공식을 진행했다.GS건설은 국내외에서 축적한 플랜트 및 재처리 기술을 활용해 에네르마의 생산공장을 짓게 된다. 리싸이클링 사업은 자회사인 에네르마에서 운영하고, 모기업인 GS건설이 공장을 지은 것이다.
에네르마는 GS건설이 배터리 리싸이클링 사업을 위해 지난해 10월 설립했다. Energy(에너지)와 Materials(소재)의 앞 글자를 합쳐 사명을 지었다. GS건설은 에네르마를 에너지 전문 소재 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에네르마의 첫번째 생산공장은 연 2만톤 규모로 운영된다. 폐배터리를 수거해 파쇄한 후 블랙 파우더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재활용 공정이 이뤄진다. 블랙 파우더는 리튬, 코발트, 망간, 니켈 등이 포함된 검은색 덩어리로 폐배터리에서 추출한다.
이중 리튬과 코발트, 니켈은 희소성이 높은 광물로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 증가에 따라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국내외 배터리 업체들과 소재 업체들은 '공급사슬 관리(SCM)'와 함께 해외 광물 업체 지분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와 별개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등 전지 업체,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 등은 리싸이클링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포스코는 최근 중국 화유코발트와 함께 리싸이클링 전문 회사인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했다.
국내 업체들은 배터리 수요 확대로 원료의 원가가 오르고 있어 리싸이클링 사업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GS건설이 리싸이클링 사업에 나서는 것도 신사업을 개척한다는 측면에서 일면 타당하다.
하지만 GS그룹의 사업구조를 살펴보면 2차전지 리싸이클링과 연관성이 전혀 없다. 에네르마에서 확보한 배터리 원료를 수요 업체에 파는 것 외에는 없는 셈이다. 전방 산업인 양극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면, 전후방 산업 간 시너지가 예상된다. 하지만 GS는 2016년 LG화학에 양극재 계열사인 GS이엠을 600억원에 매각했다.
2012년 전기차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 들었지만, 누적된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LG화학에 매각했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의 내재화 비율을 확대하는 중인데, GS이엠 인수로 수직계열화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GS건설이 향후 배터리 리싸이클링 사업을 바탕으로 양극재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리싸이클링 사업 만으로 마진이 박해 수익을 내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전지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이 독자적으로 양극재 사업에 재진출할 가능성은 낮다. 이미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케미칼 등 시장에는 하이니켈(니켈 함량이 80% 이상인 배터리)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 선도 업체들이 있다.
코스모신소재와 M&A 또는 지분 투자 가능성도 있다. 코스모신소재는 GS그룹의 방계인 코스모그룹의 계열사다. 규모는 작지만, 업력을 바탕으로 양극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코스모신소재의 양극재 사업 캐파는 2만톤으로 2023년 7만톤을 목표로 증설 중이다.
코스모신소재는 지난 7월 1500억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결정했다. 문제는 코스모신소재가 증설에 필요한 투자금을 마련하기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현금성 자산은 291억원이며, 영업 현금흐름은 146억원에 그친다. 유동비율은 118.5%, 부채비율은 84.4%이다. 유동성도 우수하며, 재무건전성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증설에 필요한 투자금은 차입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통상 양극재 설비 1톤을 증설하는데 900만원 가량이 필요하다. 코스모신소재가 7만톤 규모까지 증설하려면 4500억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여타 업체와 파트너십을 구축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증설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GS그룹과 코스모신소재 간 M&A 가능성을 점치지만, 코스모신소재가 코스모그룹의 핵심 사업인 점에서 가능성은 낮다. 지분 투자가 현재 가장 유력하다. 이를 통해 GS그룹은 배터리 소재 부문의 밸류체인을 육성할 수 있게 된다.
포스코그룹과 GS그룹은 배터리와 수소 등 각 분야의 협력을 공고히 하기로 했다. GS그룹은 포스코와 함께 배터리 리싸이클링 관련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고, 폐배터리 진단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GS그룹이 배터리 관련 사업에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두 그룹 간 협력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는 미지수다.
이번 사업은 허창수 GS건설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신사업부문 대표가 직접 챙긴다는 점에서 비중이 남다르다. 허 대표는 2019년 스페인의 수처리 기업 '이니마'를 인수하는 등 GS건설의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에는 배터리의 리싸이클링 사업까지 확장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재계 관계자는 "GS그룹의 리싸이클링 사업은 과거 포기했던 배터리 소재 사업에 재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는 매년 빠르게 늘어갈 것이 확실한 만큼 GS그룹은 어떤 식으로든 배터리 관련 전후방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사보 기자.
GS건설이 자회사 에네르마를 통해 2차전지 리싸이클링 사업에 진출했다. 폐배터리를 수거한 후 원료를 추출해 양극활물질로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 SK와 포스코 등 다수 업체가 배터리 리싸이클링 사업에 진출한 데다 국내에는 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제도 등이 미비한 상황이다.
게다가 GS그룹은 과거 양극재 계열사인 GS이엠을 LG화학에 매각한 이후 2차전지 소재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5년 만에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재진출한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범GS' 계열인 코스모그룹과의 M&A 또는 지분 투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코스모그룹의 계열사 코스모신소재는 양극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곳간'이 넉넉하지 않아 규모를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GS건설은 지난 15일 포항 일반산업단지에서 에네르마의 배터리 리싸이클링 공장 착공식을 진행했다.GS건설은 국내외에서 축적한 플랜트 및 재처리 기술을 활용해 에네르마의 생산공장을 짓게 된다. 리싸이클링 사업은 자회사인 에네르마에서 운영하고, 모기업인 GS건설이 공장을 지은 것이다.
에네르마는 GS건설이 배터리 리싸이클링 사업을 위해 지난해 10월 설립했다. Energy(에너지)와 Materials(소재)의 앞 글자를 합쳐 사명을 지었다. GS건설은 에네르마를 에너지 전문 소재 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에네르마의 첫번째 생산공장은 연 2만톤 규모로 운영된다. 폐배터리를 수거해 파쇄한 후 블랙 파우더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재활용 공정이 이뤄진다. 블랙 파우더는 리튬, 코발트, 망간, 니켈 등이 포함된 검은색 덩어리로 폐배터리에서 추출한다.
이중 리튬과 코발트, 니켈은 희소성이 높은 광물로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 증가에 따라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국내외 배터리 업체들과 소재 업체들은 '공급사슬 관리(SCM)'와 함께 해외 광물 업체 지분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와 별개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등 전지 업체,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 등은 리싸이클링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포스코는 최근 중국 화유코발트와 함께 리싸이클링 전문 회사인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했다.
국내 업체들은 배터리 수요 확대로 원료의 원가가 오르고 있어 리싸이클링 사업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GS건설이 리싸이클링 사업에 나서는 것도 신사업을 개척한다는 측면에서 일면 타당하다.
하지만 GS그룹의 사업구조를 살펴보면 2차전지 리싸이클링과 연관성이 전혀 없다. 에네르마에서 확보한 배터리 원료를 수요 업체에 파는 것 외에는 없는 셈이다. 전방 산업인 양극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면, 전후방 산업 간 시너지가 예상된다. 하지만 GS는 2016년 LG화학에 양극재 계열사인 GS이엠을 600억원에 매각했다.
2012년 전기차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 들었지만, 누적된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LG화학에 매각했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의 내재화 비율을 확대하는 중인데, GS이엠 인수로 수직계열화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GS건설이 향후 배터리 리싸이클링 사업을 바탕으로 양극재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리싸이클링 사업 만으로 마진이 박해 수익을 내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전지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이 독자적으로 양극재 사업에 재진출할 가능성은 낮다. 이미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케미칼 등 시장에는 하이니켈(니켈 함량이 80% 이상인 배터리)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 선도 업체들이 있다.
코스모신소재와 M&A 또는 지분 투자 가능성도 있다. 코스모신소재는 GS그룹의 방계인 코스모그룹의 계열사다. 규모는 작지만, 업력을 바탕으로 양극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코스모신소재의 양극재 사업 캐파는 2만톤으로 2023년 7만톤을 목표로 증설 중이다.
코스모신소재는 지난 7월 1500억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결정했다. 문제는 코스모신소재가 증설에 필요한 투자금을 마련하기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현금성 자산은 291억원이며, 영업 현금흐름은 146억원에 그친다. 유동비율은 118.5%, 부채비율은 84.4%이다. 유동성도 우수하며, 재무건전성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증설에 필요한 투자금은 차입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통상 양극재 설비 1톤을 증설하는데 900만원 가량이 필요하다. 코스모신소재가 7만톤 규모까지 증설하려면 4500억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여타 업체와 파트너십을 구축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증설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GS그룹과 코스모신소재 간 M&A 가능성을 점치지만, 코스모신소재가 코스모그룹의 핵심 사업인 점에서 가능성은 낮다. 지분 투자가 현재 가장 유력하다. 이를 통해 GS그룹은 배터리 소재 부문의 밸류체인을 육성할 수 있게 된다.
포스코그룹과 GS그룹은 배터리와 수소 등 각 분야의 협력을 공고히 하기로 했다. GS그룹은 포스코와 함께 배터리 리싸이클링 관련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고, 폐배터리 진단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GS그룹이 배터리 관련 사업에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두 그룹 간 협력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는 미지수다.
이번 사업은 허창수 GS건설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신사업부문 대표가 직접 챙긴다는 점에서 비중이 남다르다. 허 대표는 2019년 스페인의 수처리 기업 '이니마'를 인수하는 등 GS건설의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에는 배터리의 리싸이클링 사업까지 확장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재계 관계자는 "GS그룹의 리싸이클링 사업은 과거 포기했던 배터리 소재 사업에 재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는 매년 빠르게 늘어갈 것이 확실한 만큼 GS그룹은 어떤 식으로든 배터리 관련 전후방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사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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