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출판기념회 참석한 윤석열·김동연 - 국민의힘 윤석열(맨 오른쪽)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용산의 한 호텔에서 열린 김종인(가운데) 전 비상대책위원장 출판기념회에서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윤 후보는“김 전 위원장이 국가 대개조가 필요한 시점에 역할을 하셔야 될 때”라고 했다. 왼쪽은 김동연 전 부총리. /국회사진기자단

선대위 출범 앞두고 尹, 인사영입 박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5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출판기념회를 찾아 ‘김종인 역할론’을 언급했다. 윤 후보는 이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따로 만났다. 윤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와 당직 인선 문제를 두고 김·이 두 사람과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왔다. 윤 후보는 이날 무소속 이용호(재선, 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을 만나 영입을 제안했다. 이런 가운데 당 사무총장 인사를 두고 윤 후보 측과 이준석 대표 측은 미묘한 신경전 속에 조율에 들어갔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열린 김종인 전 위원장 일대기 만화 출판기념회를 찾았다. 윤 후보는 인사말을 하면서 “정치 개혁뿐 아니라 국가의 대개조가 필요한 시점에 또다시 김 박사님께서 역할을 또 하셔야 될 때가 다가오고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했다.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에게 총괄 선대위원장직을 맡아달라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계기가 있으면 도와줄 수도 있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이용호 의원과는 아침 식사를 함께하며 선대위 참여를 요청했다. 윤 후보 측은 “윤 후보가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 호남 출신 현역인 이 의원 영입에 직접 나선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복당 신청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부터 국민의힘에 문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고 밝혀 합류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다.

윤 후보는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접촉도 시도 중이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후보로 선출된 후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에게 몇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가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윤 후보는 정권 교체를 위해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윤 후보와 이 대표 사이에선 이 대표가 임명한 한기호 사무총장 교체 문제로 긴장도 조성됐다. 윤 후보 측은 당 조직과 재정을 담당하는 사무총장을 윤 후보와 뜻이 맞는 인사로 교체하길 원하고 있다. 그런데 윤 후보가 이날 이용호 의원과 조찬 회동을 이유로 오전 9시 시작된 국민의힘 최고위원 회의에 불참하면서 갈등설이 돌았다. 이 대표가 한 총장 교체 문제를 매듭지어 주지 않자 윤 후보가 불편한 기색을 내보인 것 아니냐는 말이 돈 것이다. 이날 최고위 회의를 주재한 이 대표도 평소와 달리 공개 발언을 하지 않고 20분 만에 회의를 끝내고 먼저 자리를 떠났다. 한 총장은 전날 이 대표에게 사의를 밝혔는데, 이 대표 측에서는 윤 후보 측 인사가 한 총장을 설득한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만나 선대위 구성과 사무총장 인선 등에 대해 40여 분간 논의했다. 윤 후보는 사무총장을 교체하자는 뜻을 밝혔고 새 사무총장을 누구로 할지는 17일 다시 만나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한다. 새 사무총장 후보로는 윤 후보 비서실장을 맡은 4선의 권성동 의원이 거론된다. 윤 후보는 또 ‘원톱’ 총괄 선대본부장 대신 분야별 본부장 4명을 두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일부 인사에 대한 이 대표 의견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축하 난을 전달하러 온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을 국민의힘 당사에서 만났다. 윤 후보는 이 수석에게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엄정한 중립을 좀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자 이 수석은 “그 말씀을 대통령께 잘 전달해 드리겠다. 다만 여기 오기 전에 대통령께서 ‘엄정 중립을 하겠다’고 말씀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윤 후보 측은 전했다.

김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