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제청’ 놓고 청와대-대법원 진실공방…대법관증원 앞둔 與 ‘사법부 길들이기’ 관측도
2026.08
20
뉴스관리팀장
15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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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조희대 대법원장.
법조계 “사전합의는 관행일뿐”
李, 임기내 대법관 22명 임명
“인사 주도권 싸움나선듯” 지적.
조희대 대법원장의 초유의 ‘서면 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의 진실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장 제청권과 대통령 임명권, 국회 동의권은 헌법이 각각 부여한 권한인 만큼 어느 한쪽에 우선권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20일 나온다. 2028년 대법관 증원을 앞두고 여권이 사법부 인사와 관련해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제기되면서 청와대의 향후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서면 제청’ 합의됐나 = 법원행정처는 대통령과의 대면 제청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청와대 민정수석과 협의를 거쳐 서면 제청했다고 설명했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전날(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두 분이 만나서 합의할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마지막 남은 방법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민정수석과 서면 제청하는 방법을 합의했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며 서면 제청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수고하십니다”라고만 답했다.
청와대는 대법원 주장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다만 내부에서는 김성수 후보자에 관한 협의만 있었을 뿐 손봉기 후보자는 협의 대상이 아니었다는 반론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던져 놓고 도장만 찍으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대법관 임명 권한은 어디에 = 법조계에서는 누구의 인사권이 우선하느냐는 접근 자체가 헌법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온다. 헌법 제104조 2항과 법원조직법 제41조 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한다. 헌법재판소 파견 경험이 있는 한 부장판사는 “헌법상 세 기관이 순서대로 각자의 권한을 행사해야 할 문제”라며 “사전 합의는 관행일 뿐 법에 규정된 절차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권은 대통령 임명권을 침해했다고 강변하고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조 대법원장 사임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전국에 걸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전국에 현수막 두 개를 필수 게첩하라는 첫 지시를 내렸다”며 “현수막 문구는 ‘민주의 황금시대를 열겠습니다’ ‘법치 파괴 조희대는 물러나야 한다’ 두 가지”라고 말했다.
◇대법관 증원 앞두고 힘겨루기? = 이번 충돌을 단순한 후보자 협의 문제 이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2028년부터 대법관 수를 단계적으로 늘리는 법안 시행을 앞두고 향후 대법관 인선의 주도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희망한 김민기 수원고법 판사를 제청할 경우 앞으로 청와대 입맛에 맞는 대법관을 제청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조 대법원장이 우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법관 증원법에 따라 현재 14명인 대법관은 2028년부터 12명 늘어나 총 26명이 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내 22명을 임명하게 된다. 증원되는 12명에 더해 이 대통령 임기 중 퇴임하는 10명의 후임까지 임명한다.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이후 여권이 조 대법원장 책임론과 재판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상황과 맞물려 사법부를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청와대가 제청된 후보자에 대한 임명 절차를 밟을지가 향후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명동의안의 국회 송부 여부 등에 대해 “중요 사안이므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이어지고 있는 대법관 공백과 이에 따른 상고심 재판 지연 책임을 둘러싼 공방도 가열될 수 있다. 교착이 장기화할 경우 헌법재판소가 최종적으로 판단하게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대영 기자
법조계 “사전합의는 관행일뿐”
李, 임기내 대법관 22명 임명
“인사 주도권 싸움나선듯” 지적.
조희대 대법원장의 초유의 ‘서면 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의 진실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장 제청권과 대통령 임명권, 국회 동의권은 헌법이 각각 부여한 권한인 만큼 어느 한쪽에 우선권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20일 나온다. 2028년 대법관 증원을 앞두고 여권이 사법부 인사와 관련해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제기되면서 청와대의 향후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서면 제청’ 합의됐나 = 법원행정처는 대통령과의 대면 제청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청와대 민정수석과 협의를 거쳐 서면 제청했다고 설명했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전날(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두 분이 만나서 합의할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마지막 남은 방법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민정수석과 서면 제청하는 방법을 합의했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며 서면 제청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수고하십니다”라고만 답했다.
청와대는 대법원 주장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다만 내부에서는 김성수 후보자에 관한 협의만 있었을 뿐 손봉기 후보자는 협의 대상이 아니었다는 반론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던져 놓고 도장만 찍으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대법관 임명 권한은 어디에 = 법조계에서는 누구의 인사권이 우선하느냐는 접근 자체가 헌법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온다. 헌법 제104조 2항과 법원조직법 제41조 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한다. 헌법재판소 파견 경험이 있는 한 부장판사는 “헌법상 세 기관이 순서대로 각자의 권한을 행사해야 할 문제”라며 “사전 합의는 관행일 뿐 법에 규정된 절차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권은 대통령 임명권을 침해했다고 강변하고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조 대법원장 사임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전국에 걸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전국에 현수막 두 개를 필수 게첩하라는 첫 지시를 내렸다”며 “현수막 문구는 ‘민주의 황금시대를 열겠습니다’ ‘법치 파괴 조희대는 물러나야 한다’ 두 가지”라고 말했다.
◇대법관 증원 앞두고 힘겨루기? = 이번 충돌을 단순한 후보자 협의 문제 이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2028년부터 대법관 수를 단계적으로 늘리는 법안 시행을 앞두고 향후 대법관 인선의 주도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희망한 김민기 수원고법 판사를 제청할 경우 앞으로 청와대 입맛에 맞는 대법관을 제청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조 대법원장이 우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법관 증원법에 따라 현재 14명인 대법관은 2028년부터 12명 늘어나 총 26명이 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내 22명을 임명하게 된다. 증원되는 12명에 더해 이 대통령 임기 중 퇴임하는 10명의 후임까지 임명한다.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이후 여권이 조 대법원장 책임론과 재판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상황과 맞물려 사법부를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청와대가 제청된 후보자에 대한 임명 절차를 밟을지가 향후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명동의안의 국회 송부 여부 등에 대해 “중요 사안이므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이어지고 있는 대법관 공백과 이에 따른 상고심 재판 지연 책임을 둘러싼 공방도 가열될 수 있다. 교착이 장기화할 경우 헌법재판소가 최종적으로 판단하게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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