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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베'까지 소환한 대장동 의혹…與경선 어디까지 낮아지나.

20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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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이재명 대장동 의혹 놓고 연일 수위 높은 공방
홍영표 "특혜, 불법 밝혀져야" vs 전재수 "본질에 천착해야"
추미애·김두관 옹호에 이재명 "후보 공동대응 제안"했지만
이낙연측 '이재명 "수박" 발언은 일베 표현' 주장에 깊어진 감정 골
與내선 "대선주자 과열 경쟁에 본선경쟁력은 물론 '원팀' 마저 우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최대 분수령인 호남 경선을 앞두고 과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을 둘러싼 이재명-이낙연 후보 간 신경전이 극으로 치달으면서 일베까지 소환되는 사태마저 빚어졌다.

與野 못지 않은 與內 신경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은 이른바 '화천대유' 논란에 대해 23일에도 맹공을 퍼부었다.
 
가뜩이나 도덕적인 문제로 흠결이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또 하나의 우려 지점이 생겼다는 주장이다.

이낙연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홍영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공영개발 방식으로 민간인이 사실상 특혜를 받아 약 6000억원의 이익을 챙겼다"며 "이재명 후보께서 '국힘(국민의힘) 게이트다', '결백하다'고 했는데 국힘 게이트이거나 인허가 과정에서 불법이나 특혜가 있었는지 이런 것들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인이 특혜를 받았고 그 과정에 대한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한 신속한 수사 촉구도 이어졌다.
 
이 전 대표는 울산 공약발표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기왕에 경찰이 수사 진행 중이라 경찰 수사가 훨씬 속도를 내서 결과를 내놓을 수 있기 바란다"며 "특별검사나 국정조사 여부로 여야가 줄다리기를 하게 되면 진상규명은 뒷전에 밀리고 정치공방만 난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광주·전남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각종 게이트와 스캔들로 본선이 걱정되는 후보가 아니라 민주당의 이름에 걸맞은 후보, 수구보수 세력 후보와 맞붙어 당당하게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 달라"며 이 지사를 각종 의혹으로 점철된 당당하지 않은 후보로 평가절하했다.
 
이같은 이 전 대표 측의 공세에 이 지사 측은 "국민의힘 같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경선 경쟁자인 추미애 전 법무장관과 김두관 의원이 대장동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민주당 후보를 흔들려는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의 전략에 부화뇌동하는 것이라며 이 지사에 대한 신뢰를 보낸 점을 언급하면서 이 전 대표 측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재명 캠프 부산·울산·경남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인 전재수 의원은 BBS 라디오를 통해 "이 사건의 본질에 조금 더 천착했으면 좋겠다"며 이 전 대표 측이 오로지 이 지사를 공격하기 위해 본질과 무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동대응하자" 손은 내밀었지만…'수박' 논쟁까지 깊어질대로 깊어진 감정의 골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당 후보님들의 공동대응을 제안한다"며 자신을 둘러싼 보수야권의 비리 프레임에 함께 맞서자고 밝혔다.
 
추 전 장관과 김 의원 외에 자신을 옹호한 민주당 김태년, 김민석, 윤건영, 조응천, 강득구 의원을 직접 호명하면서 "후보들의 공동기자회견이든 캠프의 공동성명이든 저들의 후안무치한 저질 정치공세에 함께 맞서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 지사의 이같은 공개적인 당부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 측 인사들마저 공동대응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이번 주말 펼쳐질 호남 경선에서 어떻게든 이 지사를 꺾고 반등의 계기를 만들려는 이 전 대표 측이 참여할 리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 지사가 기득권층을 향해 가한 '수박 기득권자'라는 표현을 '일베 용어'라며 비난한 것은 도를 한참 넘어섰다는 반응까지 보였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속은 붉고 겉은 초록색이어서 수박을 예로 겉과 속이 다르다는 표현을 한 것을 두고 민주당 사람이라면 누구나 혐오할 수밖에 없는 일베까지 소환한 것은 해도 너무한 일"이라며 "아무리 승리가 절박해도 지켜야할 선이 있다"고 지적했다.
 
1, 2위 후보 간의 수위 높은 신경전이 연일 계속되면서 민주당 경선이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후보들의 희망과 미래에 대한 경쟁의 장이 아닌 진흙탕 싸움터가 되는 것 아니냐는 근심 또한 커지고 있다.
 
예비경선 때부터 이른바 '바지 발언', '노무현 탄핵' 등 과거사를 둘러싸고 불거졌던 네거티브 공방이 이번 대장동 의혹을 계기로 다시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총선이 그간 정부·여당이 국정운영을 잘 해 왔느냐 아니냐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짙다면, 대선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후보들의 비전을 선택하는 선거에 가깝다"며 "유력 주자들 간의 지나친 경쟁은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흔들릴 수 있음은 물론 경선 이후에 원팀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한 우려 또한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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