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 의혹 증거 ‘김웅 대화방’, 조성은 왜 폭파했나.
2021.09
16
뉴스관리팀장
12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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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국정원 항의방문 -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하태경(오른쪽에서 둘째)·조태용(왼쪽에서 둘째) 의원과 보좌진이 15일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앞에서 “박지원 국정원장은 정치 개입을 중단하라”며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고발사주 의혹 증거 훼손 논란.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놓고 여야(與野)가 공방을 벌이는 와중에 박범계 법무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법사위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손준성 보냄’이 검사 손준성이 보낸 걸로 봐도 되느냐”고 질의하자 “무리가 없겠다”고 답했다. 이번 의혹 제보자 조성은씨가 작년 4월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의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전달받았다는 여당 의원 고발장 이미지 파일 등의 상단에 ‘손준성 보냄’이란 자동 생성 문구가 붙어 있는 것과 관련,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김웅 의원에게 보냈다는 취지의 답변이었다.
하지만 15일 법조계에서는 “‘손준성 보냄’만 갖고는 해당 파일들이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보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데도 법무장관이 기정사실화해버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텔레그램 시스템상 ‘손준성 보냄’은 중간에 여러 명을 거쳐 파일이 전달되더라도 꼬리표처럼 붙는다. 중간에 엉뚱한 사람이 끼어 있으면 ‘검찰이 야당에 고발을 사주했다’는 조씨 주장의 근거가 약해진다.
또 ‘손준성 보냄’만으로는 손 검사가 고발장을 작성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한다. 가령 A씨가 작성한 고발장 파일을 텔레그램으로 전달받은 손 검사가 이를 열어본 뒤 B씨에게 보냈다면, 이후 B씨가 다른 사람에게 해당 파일을 전달할 때부터 ‘손준성 보냄’이 따라다니게 된다. 물론 이 경우에도 A씨가 검사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조성은씨는 최근 ‘제3의 검사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손 검사는 “고발장을 작성하지도 전달하지도 않았다”, 김 의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고발장을 작성하고 김웅 의원에게 텔레그램으로 전달한 사람이 손 검사라는 걸 입증하려면 두 사람이 당시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야 하지만, 두 사람은 현재 당시 휴대전화를 모두 바꾼 상태다. 공수처는 두 사람의 태블릿PC도 확보했지만, 손 검사가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비밀번호를 밝히지 않아 이 역시 포렌식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법조인들이 “박범계 장관의 국회 답변이 성급했다”고 지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조성은씨는 작년 4월 3일 김 의원과 고발장 파일을 주고받던 텔레그램 대화방을 삭제한 상태로 자신의 휴대전화를 지난 9일 공수처에 제출한 것으로 15일 뒤늦게 알려졌다. 김 의원과 달리 그동안 텔레그램 대화방을 유지하고 있던 조씨가 그 대화방을 ‘폭파’한 시점은 지난 2일 ‘고발 사주 의혹’ 첫 보도가 나온 직후였다고 한다. 한 법조인은 “조씨로선 본인 주장을 뒷받침할 정황이 담겼을 대화방을 공익 제보를 앞두고 왜 폭파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조씨는 페이스북에서 “텔레그램 대화 소스를 디지털 원본으로 그대로 가지고 있고 수사기관에 모두 제출해 디지털 포렌식과 진본 확인을 마쳤다”고 주장했다. 또 언론 인터뷰에서 조씨는 “신분 노출이 두려웠다”며 김 의원에게 ‘손준성’ 파일을 받은 뒤 텔레그램 ‘전달’ 기능을 통해 자신의 다른 휴대전화에 있는 ‘증거 보존용’ 텔레그램 방에 전송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웅 의원과의 텔레그램 대화방의 대화 내용도 다운로드해 놨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법조인들은 “조씨 주장이 맞더라도 결과적으로 증거의 신뢰성을 스스로 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조씨가 김웅 의원과 텔레그램으로 주고받은 대화 중 자신에게 불리한 것을 취사 선택해 지운 뒤 다운로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공수처로선 조씨가 대화 내용을 내려받는 과정에 아무런 조작이 없었다는 걸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한 법조인은 “조작이 쉬운 디지털 증거 특성상 엄격한 입증이 필요한데 원본 대화방을 삭제해 사본을 원본과 대조할 수 없다면 법원에서 증거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김경태 기자.
고발사주 의혹 증거 훼손 논란.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놓고 여야(與野)가 공방을 벌이는 와중에 박범계 법무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법사위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손준성 보냄’이 검사 손준성이 보낸 걸로 봐도 되느냐”고 질의하자 “무리가 없겠다”고 답했다. 이번 의혹 제보자 조성은씨가 작년 4월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의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전달받았다는 여당 의원 고발장 이미지 파일 등의 상단에 ‘손준성 보냄’이란 자동 생성 문구가 붙어 있는 것과 관련,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김웅 의원에게 보냈다는 취지의 답변이었다.
하지만 15일 법조계에서는 “‘손준성 보냄’만 갖고는 해당 파일들이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보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데도 법무장관이 기정사실화해버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텔레그램 시스템상 ‘손준성 보냄’은 중간에 여러 명을 거쳐 파일이 전달되더라도 꼬리표처럼 붙는다. 중간에 엉뚱한 사람이 끼어 있으면 ‘검찰이 야당에 고발을 사주했다’는 조씨 주장의 근거가 약해진다.
또 ‘손준성 보냄’만으로는 손 검사가 고발장을 작성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한다. 가령 A씨가 작성한 고발장 파일을 텔레그램으로 전달받은 손 검사가 이를 열어본 뒤 B씨에게 보냈다면, 이후 B씨가 다른 사람에게 해당 파일을 전달할 때부터 ‘손준성 보냄’이 따라다니게 된다. 물론 이 경우에도 A씨가 검사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조성은씨는 최근 ‘제3의 검사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손 검사는 “고발장을 작성하지도 전달하지도 않았다”, 김 의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고발장을 작성하고 김웅 의원에게 텔레그램으로 전달한 사람이 손 검사라는 걸 입증하려면 두 사람이 당시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야 하지만, 두 사람은 현재 당시 휴대전화를 모두 바꾼 상태다. 공수처는 두 사람의 태블릿PC도 확보했지만, 손 검사가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비밀번호를 밝히지 않아 이 역시 포렌식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법조인들이 “박범계 장관의 국회 답변이 성급했다”고 지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조성은씨는 작년 4월 3일 김 의원과 고발장 파일을 주고받던 텔레그램 대화방을 삭제한 상태로 자신의 휴대전화를 지난 9일 공수처에 제출한 것으로 15일 뒤늦게 알려졌다. 김 의원과 달리 그동안 텔레그램 대화방을 유지하고 있던 조씨가 그 대화방을 ‘폭파’한 시점은 지난 2일 ‘고발 사주 의혹’ 첫 보도가 나온 직후였다고 한다. 한 법조인은 “조씨로선 본인 주장을 뒷받침할 정황이 담겼을 대화방을 공익 제보를 앞두고 왜 폭파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조씨는 페이스북에서 “텔레그램 대화 소스를 디지털 원본으로 그대로 가지고 있고 수사기관에 모두 제출해 디지털 포렌식과 진본 확인을 마쳤다”고 주장했다. 또 언론 인터뷰에서 조씨는 “신분 노출이 두려웠다”며 김 의원에게 ‘손준성’ 파일을 받은 뒤 텔레그램 ‘전달’ 기능을 통해 자신의 다른 휴대전화에 있는 ‘증거 보존용’ 텔레그램 방에 전송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웅 의원과의 텔레그램 대화방의 대화 내용도 다운로드해 놨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법조인들은 “조씨 주장이 맞더라도 결과적으로 증거의 신뢰성을 스스로 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조씨가 김웅 의원과 텔레그램으로 주고받은 대화 중 자신에게 불리한 것을 취사 선택해 지운 뒤 다운로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공수처로선 조씨가 대화 내용을 내려받는 과정에 아무런 조작이 없었다는 걸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한 법조인은 “조작이 쉬운 디지털 증거 특성상 엄격한 입증이 필요한데 원본 대화방을 삭제해 사본을 원본과 대조할 수 없다면 법원에서 증거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김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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