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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한줄 없이 구청장 됐다…오세훈도 놀래킨 ‘정원오 119’

20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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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서울시 성동수 왕십리로 펍지성수 라운지에서 도서 ‘성수동 (도시는 어떻게 사랑받는가)’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책에는 그의 개인사 대신 성수동 개발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과 도시 개발에 대한 본인의 가치관 등을 담았다.


서울, 경기, 대구, 부산 광역단체장 선거. 그리고 부산북갑 보궐선거까지. 6·3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서 가장 뜨거운 격전지에 출사표를 낸 대형 주자들을 탐구합니다. 이들은 어떤 길을 거쳐 여기까지 왔을까요. 우리는
그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이 시리즈에서는 정치인으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그들이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들여다봅니다.

정원오는 자서전이 없는 정치인이다. 정치인들은 흔히 자서전을 통해 자기 홍보를 하지만, 정원오는 2014년 처음 성동구청장에 도전할 때도 살아온 이야기 대신 『성동을 바꾸는 100가지 약속』이라는 정책집을 냈다. 본인 소개는 단 한줄도 없는 순도 100% 짜리 정책집이었다. ‘왕십리 오거리지하차도 철거’, ‘방범용 CCTV 확대설치’ 같은 생활밀착형 공약이 책 전체에 나열됐다. 그는 당시 자서전 대신 정책집만 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국민들은 성동구가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관심이 있는 것이다. 제게는 별 관심이 없을 것 같다. 관심이 있더라도 관심의 투영을 제 정책으로 이해해달라는 취지로 당시 100가지 약속을 했고, 상당한 화제가 됐다.”


정원오는 이후에도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자서전을 내지 않았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앞둔 지난해 말엔 구체적인 제안도 받았다. ‘선거를 앞두고 있으니 홍보용 자서전을 하나 써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한 작가의
제안에 그는 “글쎄요. 제가 자서전을 쓸 만한 인물이 못 됩니다”라며 단칼에 거절했다고 한다. 정원오의 삶은 그래서 대중에게 ‘성동구청장 정원오’로만 알려져 있다.

“구청장을 하며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세금도, 표도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12년간 성동구 현장에서 일해 온 저는 시민이 행정의 효능감을 느끼고 밀어 올려주신 덕에 서울시장 후보까지 됐다
”(중앙일보 정치토크쇼 ‘황현희의 불편한 여의도’)

그의 말처럼 자서전 없는 정치인을 152석 거대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라는 브랜드로 거듭나게 한 출발점은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였다. 만46세의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서울 성동구청장 후보로 출마한 그는 헐렁한
양복에 큰 뿔테 안경, 2대8 가르마를 타고 유세에 나섰다. 킬러 콘텐트는 『성동을 바꾸는 100가지 약속』이었다. “20년간 정치·행정 경험과 15년간 성동에서의 삶을 바탕으로 성동의 확실한 미래를 설계한 책”이라며 내놓은 정책집에 당시 새롭고 신선하다는 반응이 적잖게 나왔다. 결국 7만2188표(50.02%)를 얻은 정원오는 선거에서 6만7232표(46.59%)를 얻은 장철환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첫 당선 이후 구청장실로 출근한 정원오가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예상대로 거창한 이념이 아니라 팍팍한 생존 이슈였다. 성수동의 변화가 막 시작된 시점. 청년 예술인과 기업가, 사회 혁신가들이 성수동의 오래된 공장과 창고 건물들에 이미 모여들고 있었다.

1995년 6월 민선 1기 서울 양천구청장 선거 당시 정원오는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도운 뒤 서른이 채 안 된 나이에 구청장 비서실장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정확히 31년이 흐른 지금 이제 정원오는 수도 서울의 수장을 뽑는 선거에 직접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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