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S 뉴스광장
  • 북마크

정치

도지사 내려놓고 뛰라는 여야…이재명은 "경선보다 지사직"

2021.08
06

본문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1일 오후 원희룡 제주지사가 제주도청 4층 탐라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원희룡 "양심과 공직윤리 상 양립할 수 없어"
이낙연 측 "경기도정과 도민은 뒷전"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지사직을 사퇴하고 경선에 참여하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 지사는 "굳이 하나를 택하라면 지사직을 사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재 여야 대선 후보 가운데 지자체장 지위를 유지한 채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후보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유일합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도지사직과 선거운동이 양립 가능한 것이냐"며 "도지사 역할을 형식적으로 할 수도 없고 도지사직을 활용한 선거운동을 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덧붙여 "대선주자로서 선거운동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이 지사는 도지사와 선거운동이 양립 가능하다고 믿는 모양"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판단이 그렇다면 그렇게 하라"면서도 "지사직을 유지하며 경선을 치르는 것이 법률적으로 가능하지만, 양심과 공직 윤리상 양립할 수 없는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원 지사는 지난 1일 본격적인 대선 준비를 위해 지사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습니다. 공식 사임 시점은 오는 12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야권 뿐만 아니라 여권 내에서도 이 지사의 지사직 유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 이상민 의원은 "지사로서 선거운동하는데 많은 제약이 있으니까 본인을 위해서도 홀가분하게 경선에 뛰어들어야 한다"며 "홀가분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본인을 위해서 좋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 의원은 "경기도민 입장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지사직을 가지고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지 않나"며 "직책을 놓고 뛰는 게 적절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불공정 문제가 아니라 적절성 면에서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겁니다.

이낙연 캠프의 오영훈 수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경기도민 혈세가 자신의 선거운동을 위한 주유비로, 차량유지비 등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경기도정과 도민은 뒷전이고 자신의 대선 준비에만 한창"이라고 날 선 비판을 내놓은 적도 있습니다.

정작 당사자인 이 지사는 도지사 사퇴 압박을 일축했습니다.

이 지사는 오늘(6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후 지사직 사퇴 여부를 묻는 물음에 "만약 저에게 ‘대선 경선 완주’와 ‘도지사 유지’ 둘 중 굳이 하나를 선택하라면 도지사직 사수를 택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지사는 "도지사직은 도민 1380만이 제게 맡기신 책임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정치적으로 불리해 선거운동을 많이 하겠다고 사퇴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 지사가 여당 경선에서 여권 후보로 당선이 되더라도 도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이 지사는 원 지사의 제주도지사직 사퇴에 대해 "할 일을 해내는 책임감 있는 유능한 공직자라면, 태산 같은 공직의 책무를 함부로 버릴 수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공직을 책임이 아닌 누리는 권세로 생각하거나 대선 출마를 사적 욕심의 발로로 여기시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겁니다.

이 지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상황으로 방역이 중요한데 선거 운동에 집중하기 위해 경기지사에서 사퇴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지사직 유지에 대한 의지를 다졌습니다.

한편 정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이 소속 정당의 경선을 치렀더라도 대선 후보로 입후보 하기 위해서는 공직선거법 제 53조에 따라 선거일 90일 전까지는 직을 사퇴해야 합니다. 대선일이 내년 3월 9일인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12월 9일까지 지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게 현행 법리 해석입니다.

위성동 기자.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