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S 뉴스광장
  • 북마크

환경

“온도 상승 1.5도 그치려면 석탄 90% 채굴 막아야”

2021.09
09

본문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아이다'가 휩쓸고 지나간 뒤 미국 루이지애나주 노르코의 한 정유공장에 물이 들어차 있다.

기후변화 수준을 1.5도 이하로 통제하기 위해서 석유·천연가스·석탄 등 화석연료 채굴을 강력하게 제한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의 추세로는 지구 온난화를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에 도달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분석이다.

9일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댄 웰스비 교수팀은 과학저널 네이처에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을 2050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억제할 확률을 최소 50% 이상으로 만들기 위해 매장 상태로 둬야 할 석유·천연가스·석탄의 양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2050년까지 온난화를 2도 이내로 막을 확률을 높이기 위한 화석연료 매장량을 분석한 크리스토퍼 맥글레이드 UCL 교수팀의 2015년 기존 연구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석유 매장량의 58%, 천연가스의 59%와 석탄 매장량 89%를 2050년에도 땅속에 남겨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석유는 2015년 추정치보다 매장량의 25%에 해당하는 양만큼 추가로 줄여야 한다.

지역으로 보면 중동에선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의 약 60%를 유지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탄소 집약도가 높은 석유인 캐나다의 오일샌드와 중남미의 초중질유는 각각 83%, 73%가 매장 상태로 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2050년까지 전 세계 많은 지역이 화석연료 생산량 측면에서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거나 10년 안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변화 목표 달성을 위해서 2050년까지 매년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을 3%씩 꾸준히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노력으로도 충분치 않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웰즈비 교수는 “우리가 활용한 탄소예산이 1.5도 상승을 50%의 확률로 제한할 수 있는 수치라는 점과 온실가스를 줄이는 탄소 포집 기술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이번 연구 결과도 온난화를 막기 위해 실제 필요한 화석연료 생산 감축량보다 과소평가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더 높은 확률로 온도 1.5도 상승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극적인 화석연료 생산 제한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화석연료는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81%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가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2050년까지 지구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내로 억제하기로 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세계 각국이 화석연료 생산과 사용을 모두 크게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문대봉 기자.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