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의 가치.
2021.07
28
뉴스관리팀장
1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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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서천·고창·신안과 보성·순천의 갯벌을 묶은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사진은 서천의 유부도 일대 갯벌이다. 문화재청 제공
‘자연의 콩팥’ ‘바다의 텃밭’ ‘생물다양성의 보고’…. 모두 갯벌에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그만큼 중요하고 유용하다는 의미다. 갯벌은 밀물과 썰물의 조화가 빚어내는 자연의 선물이다. 수만년에 걸쳐 만들어졌다. 바닥이 완만해 바닷물 깊이가 얕으면서도 밀물·썰물 때의 바닷물 높이 차이는 커야 한다. 퇴적물이 많고, 파도의 힘을 약화시키는 지형도 요구된다. 자연의 산물이든, 인간의 제품이든 까다롭고 공들인 만큼 그 가치가 크다.
하지만 그 가치만큼 인간은 갯벌을 소중하게 다루지 않았다. 농경지와 산업단지는 물론 ‘오션뷰’를 위한 주택과 도시 건설을 위해 매립과 간척, 개발의 삽질이 이어졌다. 간척의 역사는 강화도로 천도한 고려시대까지 올라간다. 갯벌이 인간의 신장처럼 정화작용을 하고, 철새들의 쉼터이자 생물 수백종이 살아가는 생물다양성의 상징이 된 것도 최근 들어서다. 뒤늦게 생태 관광지로 인정받았다. 국내 갯벌이 연간 승용차 11만대가 내뿜는 이산화탄소 26만여t을 흡수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해양생태계가 육상보다 온실가스 흡수속도가 최대 50배나 빠르다고 한다. 각국이 해양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인 ‘블루 카본’(blue carbon) 연구에 매달리는 이유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듯 기후변화가 기후재앙으로 다가오자 비로소 그 가치를 깨친 것이다.
서천·고창·신안과 보성·순천 갯벌을 묶은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지구 생물다양성의 보존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며, 멸종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가치가 커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되어서다. 이번 등재로 우리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은 두번째 세계자연유산, 세계문화유산까지 합하면 15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세계유산 등재는 자부심만큼이나 보전·관리의 책임과 의무를 진다. 유네스코도 보전을 위한 통합적 관리체계 구축 등을 요구했다. 아직 한국의 갯벌은 개발과 보전의 마찰 속에 놓여 있다. 풍력발전기 건설에 따른 ‘녹·녹(綠·綠) 갈등’도 벌어진다. 세계유산 등재가 보전에 힘을 실어주고, 갯벌의 가치와 의미를 새삼 되새기게 해 반갑다.
현외용 기자.
‘자연의 콩팥’ ‘바다의 텃밭’ ‘생물다양성의 보고’…. 모두 갯벌에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그만큼 중요하고 유용하다는 의미다. 갯벌은 밀물과 썰물의 조화가 빚어내는 자연의 선물이다. 수만년에 걸쳐 만들어졌다. 바닥이 완만해 바닷물 깊이가 얕으면서도 밀물·썰물 때의 바닷물 높이 차이는 커야 한다. 퇴적물이 많고, 파도의 힘을 약화시키는 지형도 요구된다. 자연의 산물이든, 인간의 제품이든 까다롭고 공들인 만큼 그 가치가 크다.
하지만 그 가치만큼 인간은 갯벌을 소중하게 다루지 않았다. 농경지와 산업단지는 물론 ‘오션뷰’를 위한 주택과 도시 건설을 위해 매립과 간척, 개발의 삽질이 이어졌다. 간척의 역사는 강화도로 천도한 고려시대까지 올라간다. 갯벌이 인간의 신장처럼 정화작용을 하고, 철새들의 쉼터이자 생물 수백종이 살아가는 생물다양성의 상징이 된 것도 최근 들어서다. 뒤늦게 생태 관광지로 인정받았다. 국내 갯벌이 연간 승용차 11만대가 내뿜는 이산화탄소 26만여t을 흡수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해양생태계가 육상보다 온실가스 흡수속도가 최대 50배나 빠르다고 한다. 각국이 해양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인 ‘블루 카본’(blue carbon) 연구에 매달리는 이유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듯 기후변화가 기후재앙으로 다가오자 비로소 그 가치를 깨친 것이다.
서천·고창·신안과 보성·순천 갯벌을 묶은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지구 생물다양성의 보존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며, 멸종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가치가 커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되어서다. 이번 등재로 우리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은 두번째 세계자연유산, 세계문화유산까지 합하면 15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세계유산 등재는 자부심만큼이나 보전·관리의 책임과 의무를 진다. 유네스코도 보전을 위한 통합적 관리체계 구축 등을 요구했다. 아직 한국의 갯벌은 개발과 보전의 마찰 속에 놓여 있다. 풍력발전기 건설에 따른 ‘녹·녹(綠·綠) 갈등’도 벌어진다. 세계유산 등재가 보전에 힘을 실어주고, 갯벌의 가치와 의미를 새삼 되새기게 해 반갑다.
현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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