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시칠리아 에트나 화산이 폭발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지난달 이탈리아 화산에서 뿜어져 나온 화산 가스가 닷새 동안 9000여㎞를 날아 한반도 상공까지 넘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화산 가스가 높은 고도에서 이동해 지상에 미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국립환경과학원은 이탈리아 에트나 화산에서 분화된 아황산가스(SO₂)가 아시아 대륙을 거쳐 강원도 상공을 지나는 상황이 정지궤도 환경위성인 천리안 2B호에 포착됐다고 밝혔다. 위성 영상은 이날 환경위성센터 홈페이지(nesc.nier.go.kr)에 공개된다.

에트나 화산은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동부에 있는 유럽 최대의 활화산이다. 올해는 지난 2월 16일 첫 분화한 이후 50차례 넘게 분화하고 있다.

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에트나 화산은 지난달 23일 오후에도 한 차례 크게 폭발했다. 이때 방출된 아황산가스가 동쪽 아시아 대륙으로 향하던 중 2개의 기류로 분리됐고, 그 중 한 기류가 강원도까지 도달한 것이다. 27일 화산 가스가 한반도 북쪽에 유입되기 시작했고 28일 남쪽으로 이동해 강원도 일부 지역 상공을 지나는 상황이 위성 영상에 담겼다.

다만 화산 가스가 높은 고도에서 이동해 지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과학원 연구진이 에어코리아의 지상 관측 자료를 살펴봤더니 강원 지역의 아황산가스 농도는 27일 0.002ppm, 28일 0.003ppm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수천㎞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화산가스의 경우 대류권(10㎞) 상층부, 또는 그 이상으로 이동할 수 있어 지표면에서는 영향이 적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또 다른 아황산가스는 더 동쪽으로 이동해 29일 일본 북부 홋카이도 지역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정은해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정지궤도 환경위성을 활용하면 수천㎞ 떨어진 화산 폭발에 따른 가스의 시간별 이동 상황까지 확인할 수 있다”며 “기존 지상관측망과 위성을 더한 입체관측체계로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감시와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문대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