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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매카시 하원의장, 바이든 탄핵 조사 지시…백악관 “최악 정치”

20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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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지시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탄핵 문제로 미국의 정치적 대립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매카시 의장은 12일 하원 감독위원회·법사위원회·세입위원회에 바이든 대통령 일가에 대한 탄핵 조사 개시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목적은 바이든 대통령 일가의 부패와 회계 부정 증거를 찾는 것이라고 했다. 하원은 탄핵 추진에 필요한 증거를 모으려고 바이든 대통령 일가의 은행 거래 기록 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의 핵심은 아들 헌터의 부정 행위에 바이든 대통령이 연루됐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헌터는 아버지가 부통령일 때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이사 등으로 취업해 거액을 받았다. 그는 지난 7월에는 탈세 혐의 재판에서 불법 총기 소지 등은 검찰과의 플리바기닝(유죄 인정 조건부 형량 감경)으로 묻고 넘어가려 했으나 판사가 이의를 제기해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특별검사는 조만간 불법 총기 소지 혐의로 추가 기소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공화당은 헌터의 수상한 취업과 봐주기 수사에 바이든 대통령의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한다. 매카시 의장은 “우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행위에 대해 심각하고 믿을 만한 혐의를 밝혀냈다”고 했다.
매카시 의장은 탄핵 조사 방침을 밝혀오기는 했으나 이번 지시는 공화당 강경파를 달래려는 목적이 크다. 그는 하원 전체 투표로 탄핵 조사 개시를 결정하겠다고 하다가 갑자기 입장을 바꿔 조사를 전격적으로 지시했다. 뉴욕 타임스는 여기에는 전날 밤 공화당 강경파의 대표 주자 맷 게이츠 의원이 하원의장 축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게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매카시 의장은 지난 1월 공화당 강경파의 몽니로 15차례 투표한 뒤에야 하원의장 자리에 올랐다. 그 과정에서 전에는 공화당 의원 과반이 발의해야 성립한 하원의장 해임안을 단 1명이라도 발의할 수 있도록 양보했다. 그는 공화당 일부 의원들의 축출 움직임에 민주당이 가세해 하원의 과반을 이룬다면 실제로 쫓겨날 수 있다.
현재 공화당 강경파는 매카시 의장이 연방정부 지출을 대폭 삭감하겠다는 등의 약속을 위반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6월 예산안 충돌 이후 매카시 의장이 백악관과 합의한 내용을 구체적 법안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예산을 깎으라며 다시 매카시 의장을 압박하고 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9·2020년에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에서 탄핵당하고, 지금은 4개 법원에 기소된 것을 두고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복수를 노린다.
결국 매카시 의장은 자신이 탄핵당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바이든 대통령 탄핵 조사를 지시한 셈이다. 하지만 게이츠 의원은 탄핵 조사 지시로는 부족하다며, 매카시 의장이 이달 30일 이후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폐쇄)을 피하려고 임시예산안을 추진하면 곧장 해임안을 제출하겠다고 했다.
하원이 탄핵 조사를 거쳐 바이든 대통령을 탄핵하더라도 실제로 백악관에서 쫓겨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탄핵이 확정되려면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 탄핵심판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언 샘스 백악관 대변인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매카시 의장의 지시는 “최악의 극단적 정치”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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