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 대학본부 대회의실에서 박홍원 교육부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의 2015학년도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결정을 발표하고 밖으로 나가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딸 조민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 결정에 대한 입장문 내고나서 10여 분 동안 총 6회에 걸쳐 입장문을 수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전 장관은 원 입장문에 아빠로서의 고통을 추가하고 딸의 능력을 부각 시켰다. 부산대 발표를 끌어다 법원이 구체적으로 검증한 판단과 동떨어진 주장까지 폈다.

◇원글 쓴 뒤 ‘아비로서 고통’ ‘성적 높아’ 등 추가

부산대는 24일 오후 대학본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씨에 대한 입학전형 공정관리위원회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대학본부의 최종 검토를 거쳐 조씨 입학을 취소하는 예정 처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발표가 있은 직후 조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산대학교는 제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과 관련하여 (1) “동양대 표창장과 입학서류에 기재한 경력이 주요 합격요인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2) 2015년 입학요강 ‘지원자 유의사항’에 따라 “제출 서류의 기재사항이 사실과 다른 경우 불합격 처리를 하게 되어” 있어, 입학취소의 “예정처분결정”을 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라며 “최종결정이 내려지기 전 예정된 청문절차에서 충실히 소명하겠습니다”라고 썼다.

조 전 장관은 원글을 쓴 뒤 ‘아버지로서의 자신의 감정’과 ‘딸로 인한 피해자가 없음’을 강조하는 문장을 추가하기 시작했다. “아비로서 고통스럽습니다”란 문장이 가장 먼저 추가됐다. 그런 뒤에는 “(부산대는) 제 딸의 학부 성적 및 영어 성적 등의 제출 서류로 탈락자가 생겼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라고 했다”는 문장을 삽입했다.

또 딸의 능력을 부각 시키는 표현이 추가됐고 억울한 사람이 없을 거라는 취지의 문장이 담겼다. “성적 등의 제출 서류로 탈락자가 생겼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는 문장은 “성적 등이 높아 제출 서류로 탈락자가 생겼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로 바뀌었다. 조씨의 성적이 상위권이란 취지였다.

◇부산대가 주장한 구체적 성적까지 적어넣었지만…

수정은 계속됐다. 다음엔 조씨의 구체적인 성적까지 추가하기 시작했다. “제 딸의 학부 성적 및 영어 성적”이란 문장은 “학부 성적(3위) 및 영어 성적(4위)”로 바뀌었다. “탈락자가 생겼을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문장은 “탈락자가 생겼을 것이라는 근거는 없다”가 됐다.

조 전 장관이 인용한 건 발표 직후 있었던 박홍원 교육부총장의 입장이었다. 그는 “공정위는 분석 결과 허위 경력과 표창장은 입학에 주요한 요인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며 “(조씨는) 서류 평가에서 1차 서류 통과자 30명 가운데 19위를 했고, 전적 대학 성적이 3위, 공인영어성적이 4위였다. 서류를 통과한 것은 허위 스펙때문이라기 보다 전적 학교의 대학성적과 공인영어성적이 크게 좌우했다는게 공정위의 판단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딸 조씨 때문에 탈락 했던 사람에 대한 질문엔 “고려 사항이 없다. 조씨 때문에 탈락했다는 것도 증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증명하기 힘들다”는 박 부총장의 말을 자신의 딸 때문에 탈락자가 생겼을 것이라는 “근거가 없다”고 바꾼 셈이 됐다.

◇法 “탈락자와 1.16점차” “조씨 범행, 탈락자에 막대한 피해”

이 같은 조 전 장관과 부산대 측 주장은 두 차례의 법원 판단과는 거리가 멀다.

1심 재판부는 “조민의 최종 점수와 최종 합격을 하지 못한 16등의 점수 차이는 1.16점에 불과하므로, 동양대 총장 표창장의 수상경력이 없었다면 조민은 부산대 의전원에 합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고 밝혔다.

2심 재판부도 “범행으로 조민이 서울대 의전원 1차 전형에 합격하고 부산대 의전원에 최종 합격하는 실질적인 이익을 얻었고, 그 결과 만약 피고인의 범행이 없었더라면 합격할 수도 있었던 다른 지원자는 탈락하게 되어 그 사람에게 막대한 피해를 가했다”고 했다.

채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