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하던 20대도 숨져…4차 대유행 확산 속 '백신 불안감' 어쩌나.
2021.08
20
뉴스관리팀장
1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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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예방접종센터가 설치된 사당종합체육관에서 의료진이 시민에게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20대 집배원, 화이자 2차 접종 후 사흘 만에 숨져
18~49세 예약률 약 60%…젊은 층 중심 백신 기피 분위기
전문가 "백신, 질병 예방 사망 사례 줄이는 데 분명한 효과"
최근 건강했던 20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숨지는 등 사망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백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지난 9일부터 시작한 18~49세 일반인 백신 접종 예약률은 60% 수준으로, 정부의 기대치보다 낮게 나오는 등 접종을 기피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일각에선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접종 후 부작용에 대한 투명한 설명과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방역 당국과 전문가는 코로나19 유행을 막기 위해 백신 접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0대 집배원 화이자 접종 3일 후 사망. 명확한 사인 및 백신 인과관계 발표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재됐다.
집배원의 누나라고 밝힌 청원인은 "남동생은 7월에 건강검진을 받았었고 간 수치가 약간 높게 나온 것 빼면 너무나 건강한 아이였다"라며 "2차 백신 접종 3일 후 사망하니 저희 가족은 '백신이 사망원인'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떨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성남시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5시께 집배원 A씨가 수정구 태평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지난 7일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마쳤으며 이후 근육통과 몸살 증상을 가족에 호소했다. A씨는 9일 밤 자택에서 잠이 들었고 10일 새벽 출근 시간에 맞춰 어머니가 깨우려 했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청원인은 "1차 부검 후 나온 결과는 '사인 불명'이며 질병관리청(질병청)에서 입회하지도 않았다"라며 "진행 상황이나 추후 방안은 질병청에서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소)를 통해 조사 진행 중이며, 결과는 1~2달 뒤에 나온다는 것뿐이다. 백신 관련 청원의 비슷한 사례를 보면 (정부는) 인과성 여부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쟁과도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면 도대체 무엇을 믿어야 이 시국을 견딜 수 있단 말인가"라며 "현재 젊은 층의 백신접종 예약을 받는 것으로 안다. 명확하고 솔직한 인정으로 불안함과 박탈감을 주지 않는 정부가 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보건 당국은 현재 A씨 사망 관련 백신과의 인과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듯한 현상은 최근 발생한 젊은 층의 사망 사고나 심각한 부작용을 겪었다는 사례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 젊은 층에선 백신 접종을 우려하는 반응이 적지 않다. 혹시나 심한 통증이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서울에서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위험부담을 안고 백신을 맞아야 하는 것이 불안하다"라며 "이상 반응이 생겼을 때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걱정도 있다. 백신 부작용을 겪었다는 사례가 많아서 아직은 맞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청장년층의 백신 접종 예약률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18~49세 10부제 사전 접종 예약률은 60.4%를 기록했다. 주민등록번호의 생년월일 끝자리가 0~7, 9인 예약 대상자 총 1378만9353명 중 832만9607명이 사전예약을 마친 결과다.
생일 끝자리가 '8'인 사람은 19일 오후 6시까지 예약을 마쳤는데, 이를 포함한 10부제 최종 예약률 역시 60% 초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당초 예상했던 70% 예약률엔 미치지 못한 수치다.
정부는 같은 연령대에서 우선순위로 이미 접종한 사람까지 포함하면 실제 수치는 약 70%가 된다는 입장이지만, 앞서 다른 연령층 예약률이 70∼80%대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젊은 층의 예약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백신 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1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코로나19 기획연구단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회적 건강 3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73.9%)은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혔지만, 백신 안전성에 관한 질문에는 10명 중 4명(39.3%)만이 안전하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백신은 맞겠지만, 백신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은 크다는 것이다. 결국 백신 이상 반응에 대한 당국의 투명한 설명과 적극적 대응이 동반되어야 백신에 대한 불안감과 기피 현상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위험보단 이득이 더욱 크며, 코로나19 유행을 막기 위해선 반드시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 후 부작용, 사망 사례 관련 인과성을 밝히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라며 "사망 사례 등이 알려지면서 백신 접종에 불안감을 느낄 순 있지만, 이 때문에 접종을 기피해선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은 질병 예방과 위중증 사망 사례를 줄이는 데 분명한 효과가 있다. 현재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선 백신 접종 말곤 다른 대안이 없다"라며 "당국 역시 이상 반응이 생겼을 때 백신과 직접적 연관성이 있는지, 명확한 정보공개와 대응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태 기자.
20대 집배원, 화이자 2차 접종 후 사흘 만에 숨져
18~49세 예약률 약 60%…젊은 층 중심 백신 기피 분위기
전문가 "백신, 질병 예방 사망 사례 줄이는 데 분명한 효과"
최근 건강했던 20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숨지는 등 사망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백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지난 9일부터 시작한 18~49세 일반인 백신 접종 예약률은 60% 수준으로, 정부의 기대치보다 낮게 나오는 등 접종을 기피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일각에선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접종 후 부작용에 대한 투명한 설명과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방역 당국과 전문가는 코로나19 유행을 막기 위해 백신 접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0대 집배원 화이자 접종 3일 후 사망. 명확한 사인 및 백신 인과관계 발표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재됐다.
집배원의 누나라고 밝힌 청원인은 "남동생은 7월에 건강검진을 받았었고 간 수치가 약간 높게 나온 것 빼면 너무나 건강한 아이였다"라며 "2차 백신 접종 3일 후 사망하니 저희 가족은 '백신이 사망원인'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떨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성남시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5시께 집배원 A씨가 수정구 태평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지난 7일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마쳤으며 이후 근육통과 몸살 증상을 가족에 호소했다. A씨는 9일 밤 자택에서 잠이 들었고 10일 새벽 출근 시간에 맞춰 어머니가 깨우려 했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청원인은 "1차 부검 후 나온 결과는 '사인 불명'이며 질병관리청(질병청)에서 입회하지도 않았다"라며 "진행 상황이나 추후 방안은 질병청에서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소)를 통해 조사 진행 중이며, 결과는 1~2달 뒤에 나온다는 것뿐이다. 백신 관련 청원의 비슷한 사례를 보면 (정부는) 인과성 여부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쟁과도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면 도대체 무엇을 믿어야 이 시국을 견딜 수 있단 말인가"라며 "현재 젊은 층의 백신접종 예약을 받는 것으로 안다. 명확하고 솔직한 인정으로 불안함과 박탈감을 주지 않는 정부가 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보건 당국은 현재 A씨 사망 관련 백신과의 인과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듯한 현상은 최근 발생한 젊은 층의 사망 사고나 심각한 부작용을 겪었다는 사례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 젊은 층에선 백신 접종을 우려하는 반응이 적지 않다. 혹시나 심한 통증이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서울에서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위험부담을 안고 백신을 맞아야 하는 것이 불안하다"라며 "이상 반응이 생겼을 때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걱정도 있다. 백신 부작용을 겪었다는 사례가 많아서 아직은 맞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청장년층의 백신 접종 예약률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18~49세 10부제 사전 접종 예약률은 60.4%를 기록했다. 주민등록번호의 생년월일 끝자리가 0~7, 9인 예약 대상자 총 1378만9353명 중 832만9607명이 사전예약을 마친 결과다.
생일 끝자리가 '8'인 사람은 19일 오후 6시까지 예약을 마쳤는데, 이를 포함한 10부제 최종 예약률 역시 60% 초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당초 예상했던 70% 예약률엔 미치지 못한 수치다.
정부는 같은 연령대에서 우선순위로 이미 접종한 사람까지 포함하면 실제 수치는 약 70%가 된다는 입장이지만, 앞서 다른 연령층 예약률이 70∼80%대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젊은 층의 예약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백신 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1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코로나19 기획연구단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회적 건강 3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73.9%)은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혔지만, 백신 안전성에 관한 질문에는 10명 중 4명(39.3%)만이 안전하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백신은 맞겠지만, 백신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은 크다는 것이다. 결국 백신 이상 반응에 대한 당국의 투명한 설명과 적극적 대응이 동반되어야 백신에 대한 불안감과 기피 현상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위험보단 이득이 더욱 크며, 코로나19 유행을 막기 위해선 반드시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 후 부작용, 사망 사례 관련 인과성을 밝히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라며 "사망 사례 등이 알려지면서 백신 접종에 불안감을 느낄 순 있지만, 이 때문에 접종을 기피해선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은 질병 예방과 위중증 사망 사례를 줄이는 데 분명한 효과가 있다. 현재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선 백신 접종 말곤 다른 대안이 없다"라며 "당국 역시 이상 반응이 생겼을 때 백신과 직접적 연관성이 있는지, 명확한 정보공개와 대응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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