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 문재인 정권의 언론탄압 못된 습성, 대체 누가 키웠나.
2021.08
20
뉴스관리팀장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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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필자가 1년여 전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한 언론자유지수를 계기로 한국기자협회를 비판한 적이 있다. 기협이 '아시아 중 가장 높은 언론자유를 구가하는 대한민국이지만 국보법이 존재함으로써 언론 자유의 방해물이 되고 있다'는 취지로 뜬금없는 기사를 썼기 때문이었다. 요컨대 내용은 이러했다. ‘2020 세계 언론자유 지수’에서 대한민국이 42위를 차지했는데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점수였지만 2019년보다는 한 단계 하락한 성적으로, 그 이유가 국가보안법 존재 탓이라는 것이다.
그때 RSF는 순위 하락 이유를 “민주주의가 안정된 국가에서는 정부가 언론의 자유를 억제하기 위한 구실로써 흔쾌히 국가 안보를 이용하기도 한다”며 “한국은 민감하다고 판단되는 정보, 특히 북한과 관련된 정보를 공표하는 것에 중징계를 내리는 법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는데, 기협은 이걸 “이는 국가보안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특히 7조 찬양·고무 조항은 그동안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대표적인 조항으로 지적돼 왔다”고 꼬집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언론자유는 최고 수준이지만 국보법이 국가 명성에 먹칠을 하니 하루라도 빨리 국보법을 폐지해야한다는 주장으로 이해되는 기사였다.
필자는 그 기사가 어이가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이 나라 언론자유의 현실이 과연 국보법만 사라지면 완벽할 수 있는지 기협의 그 시각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벌어졌던 방송장악이나 보도통제와 같은 것은 물론이고 몇 가지 단순 사례만 봐도 어느 누가 봐도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현실이 아니었다.
그때 전후로 조국 관련 의혹을 보도했던 SBS 기자가 백주대낮에 공공장소에서 정체불명의 사람으로부터 폭언과 협박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또 친노친문 실세 유시민 말 한마디에 조국 사건을 취재하던 KBS 법조팀이 날아갈 정도로 언론 현실이 살벌했다. 이전 보수정권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 보도국장에 전화 한통 넣었다가 언론에 외압을 넣었다고 흥분했던 기협의 정의감은 문 정권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알아서 기는 언론과 문 대통령의 어이없는 유체이탈 화법
1년여 전 어이없고도 씁쓸했던 기억이 다시 떠오른 건 문재인 대통령이 며칠 전 한국기자협회 창립 57주년을 맞아 보내왔다는 메시지 기사를 읽은 뒤였다.
“대한민국 기자들은 ‘진실’의 기반 위에서 ‘자유’와 ‘책임’으로 균형을 잡으며 민주언론의 길을 걸어왔다”며 보내온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는 “언론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둥이다. 한국기자협회는 ‘기자협회보’ 폐간 등 숱한 억압에도 굴하지 않았고, 강제해직된 동료들과 함께 독재권력에 맞섰다” “언론이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한 언론자유는 누구도 흔들 수 없다. 언론환경에 디지털화와 같은 변화의 물결이 거세질수록,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가 중요하다” “한국언론이 끊임없는 비판과 성찰로 저널리즘의 본령을 지켜낸다면 국민들은 자유를 향한 한국언론의 여정에 굳건한 신뢰로 함께할 것” 등의 근사한 문구들이 담겨 있었다. 문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이 하루 이틀 된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피식하는 소리조차 나오지 않는다.
아니나 다를까 야당으로부터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반박에 직면했지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러한 야당과 국민 비판에 “언론중재법 상황과 상충된다는 기사들은 적절하지 않은 비판으로 보인다”고 말했단다.
점입가경이다. 두말 할 것도 없이 청와대 관계자란 자의 이 말도 논점일탈이다. 이 관계자는 “축사에서 대통령이 말한 바는 헌법에도, 신문법에도 나와있는 조항”이라며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두텁게 보장하면서도, 언론에게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면 안 된다는 사회적 책임도 명시하고 있다”고 완전히 엉뚱한 말로 최근의 언론탄압 현실과 언론재갈법 강행에 대한 비판 여론은 깡그리 무시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한국기협은 문 대통령의 축사를 접하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국보법만 폐지하면 대한민국 언론자유는 아시아, 아니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생각을 아직 하고 있을까. 징벌적 손배제는 대한민국 언론계 특히 한국기협의 선택적 언론자유의 대가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권의 오만을 키우는데 한국기협도 일조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글을 마무리 할 즈음 여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국회 문체위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단독 강행처리했다는 뉴스가 떴다.
유해운 기자.
그때 RSF는 순위 하락 이유를 “민주주의가 안정된 국가에서는 정부가 언론의 자유를 억제하기 위한 구실로써 흔쾌히 국가 안보를 이용하기도 한다”며 “한국은 민감하다고 판단되는 정보, 특히 북한과 관련된 정보를 공표하는 것에 중징계를 내리는 법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는데, 기협은 이걸 “이는 국가보안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특히 7조 찬양·고무 조항은 그동안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대표적인 조항으로 지적돼 왔다”고 꼬집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언론자유는 최고 수준이지만 국보법이 국가 명성에 먹칠을 하니 하루라도 빨리 국보법을 폐지해야한다는 주장으로 이해되는 기사였다.
필자는 그 기사가 어이가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이 나라 언론자유의 현실이 과연 국보법만 사라지면 완벽할 수 있는지 기협의 그 시각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벌어졌던 방송장악이나 보도통제와 같은 것은 물론이고 몇 가지 단순 사례만 봐도 어느 누가 봐도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현실이 아니었다.
그때 전후로 조국 관련 의혹을 보도했던 SBS 기자가 백주대낮에 공공장소에서 정체불명의 사람으로부터 폭언과 협박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또 친노친문 실세 유시민 말 한마디에 조국 사건을 취재하던 KBS 법조팀이 날아갈 정도로 언론 현실이 살벌했다. 이전 보수정권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 보도국장에 전화 한통 넣었다가 언론에 외압을 넣었다고 흥분했던 기협의 정의감은 문 정권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알아서 기는 언론과 문 대통령의 어이없는 유체이탈 화법
1년여 전 어이없고도 씁쓸했던 기억이 다시 떠오른 건 문재인 대통령이 며칠 전 한국기자협회 창립 57주년을 맞아 보내왔다는 메시지 기사를 읽은 뒤였다.
“대한민국 기자들은 ‘진실’의 기반 위에서 ‘자유’와 ‘책임’으로 균형을 잡으며 민주언론의 길을 걸어왔다”며 보내온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는 “언론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둥이다. 한국기자협회는 ‘기자협회보’ 폐간 등 숱한 억압에도 굴하지 않았고, 강제해직된 동료들과 함께 독재권력에 맞섰다” “언론이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한 언론자유는 누구도 흔들 수 없다. 언론환경에 디지털화와 같은 변화의 물결이 거세질수록,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가 중요하다” “한국언론이 끊임없는 비판과 성찰로 저널리즘의 본령을 지켜낸다면 국민들은 자유를 향한 한국언론의 여정에 굳건한 신뢰로 함께할 것” 등의 근사한 문구들이 담겨 있었다. 문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이 하루 이틀 된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피식하는 소리조차 나오지 않는다.
아니나 다를까 야당으로부터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반박에 직면했지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러한 야당과 국민 비판에 “언론중재법 상황과 상충된다는 기사들은 적절하지 않은 비판으로 보인다”고 말했단다.
점입가경이다. 두말 할 것도 없이 청와대 관계자란 자의 이 말도 논점일탈이다. 이 관계자는 “축사에서 대통령이 말한 바는 헌법에도, 신문법에도 나와있는 조항”이라며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두텁게 보장하면서도, 언론에게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면 안 된다는 사회적 책임도 명시하고 있다”고 완전히 엉뚱한 말로 최근의 언론탄압 현실과 언론재갈법 강행에 대한 비판 여론은 깡그리 무시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한국기협은 문 대통령의 축사를 접하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국보법만 폐지하면 대한민국 언론자유는 아시아, 아니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생각을 아직 하고 있을까. 징벌적 손배제는 대한민국 언론계 특히 한국기협의 선택적 언론자유의 대가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권의 오만을 키우는데 한국기협도 일조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글을 마무리 할 즈음 여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국회 문체위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단독 강행처리했다는 뉴스가 떴다.
유해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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