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경찰·법원의 오락가락 판단이 광복절 집회 대란 불렀다.
2021.08
15
뉴스관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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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공원에 모인 택배노조.
지난달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광복절 집회 모습.
검찰, ‘지난해 광복절 집회’ 전광훈 목사 늑장 기소
민주노총 집회는 못 막은 경찰, ‘이중잣대’ 논란
지난해에는 집회 허용한 법원, 올해는 “제한 불가피”
수차례에 걸친 경찰의 ‘엄중 대처’ 경고에도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집회가 강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루에 20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는 가운데 광복절 집회발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찰의 경고에도 광복절 집회가 반복되는 데에는 경찰뿐 아니라 검찰과 법원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다. 검찰은 지난해 광복절 집회를 이끈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늑장 기소했고, 경찰은 진보단체와 보수단체 집회에 대한 대응 수위를 달리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법원은 지난해 광복절에 일부 집회를 허용했다가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올해는 정반대 판단을 내는 등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40곳이 넘는 단체가 광복절 연휴 기간인 14~16일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신고 건수는 316건으로 지난 1일 기준 268건에서 일주일 만에 40건 이상 늘었다. 경찰은 집회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주요 지역 내 차벽과 펜스를 설치해 집회 참가자들의 운집 자체를 막고, 집회가 강행된다면 즉각 해산조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찰이 진보단체와 보수단체 집회 대응에 온도 차이를 보이면서 광복절 집회 강행의 원인이란 지적이 나온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대규모 집회를 경찰이 막지 못한 탓에 다른 진보단체나 보수단체들도 집회 강행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달 3일 종로구 일대에서 8000여명이 모인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지만, 경찰은 운집을 막거나 해산조치를 하지 못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 조합원 4000여명도 지난 6월 15~16일 여의도 공원에서 ‘1박 2일’ 상경투쟁을 했지만 강제 해산 등 조치는 없었다.
관련 수사에 나선 경찰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세 차례나 출석을 요구했지만 양 위원장은 이에 불응했다. 양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양 위원장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며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지난해 광복절 집회를 이끈 전 목사를 늑장 기소하면서 논란의 빌미를 제공했다. 검찰은 지난해 광복절 집회를 이끈 전 목사 등 7명에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지난 6일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해 11월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전 목사를 같은 혐의로 송치한 지 9개월 만이다.
검찰이 늑장 기소를 하면서 전 목사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관련 재판을 받지 않았다. 전 목사가 올해에도 대규모 집회를 강행할 여지를 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법원 역시 오락가락하는 판결로 대규모 집회의 빌미를 제공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박형순 부장판사)는 지난해 ‘4·15 부정선거 국민투쟁본부’가 서울시 옥외집회 금지 통고처분에 대한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당시 재판부는 “집회 자체의 개최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이 사건 처분은 감염병 감염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필요 최소범위 내에서 집회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위법 소지가 작지 않다”고 판단했다.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등 2곳에서 100명 이하 집회만 허용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에 사랑제일교회와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는 동화면세점 앞에 운집했고, 참가자들이 몰리면서 집회 규모는 왕복 12차로인 세종대로가 꽉 찰 정도로 커졌다. 민주노총도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8·15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결국 지난해 8월 15일부터 같은해 9월 10일까지 광복절 집회발 집단감염 누적 확진자는 557명 발생했다. 법원은 100명 이하 집회만 허용했지만, 광복절 집회의 특성상 집회를 허가한 것 자체가 대규모 집회로 확대될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법원은 올해에는 정반대 판단을 내놨다. 보수단체 ‘일파만파’가 지난해와 같은 내용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기각한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유환우 부장판사)는 “코로나 확산세가 가파른 상승국면에 있는 상황임을 볼 때 집회 자유에 대한 제한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광복절 집단감염을 언급하며 “재발 가능성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앞서 전 목사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14~16일 걷기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걷기대회는 당 홍보 행사이기 때문에 구호를 외치거나 특정 의견을 피력하는 집회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경찰은 걷기대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집결 단계부터 적극 제지하기로 했다.
유해운 기자.
지난달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광복절 집회 모습.
검찰, ‘지난해 광복절 집회’ 전광훈 목사 늑장 기소
민주노총 집회는 못 막은 경찰, ‘이중잣대’ 논란
지난해에는 집회 허용한 법원, 올해는 “제한 불가피”
수차례에 걸친 경찰의 ‘엄중 대처’ 경고에도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집회가 강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루에 20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는 가운데 광복절 집회발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찰의 경고에도 광복절 집회가 반복되는 데에는 경찰뿐 아니라 검찰과 법원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다. 검찰은 지난해 광복절 집회를 이끈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늑장 기소했고, 경찰은 진보단체와 보수단체 집회에 대한 대응 수위를 달리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법원은 지난해 광복절에 일부 집회를 허용했다가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올해는 정반대 판단을 내는 등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40곳이 넘는 단체가 광복절 연휴 기간인 14~16일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신고 건수는 316건으로 지난 1일 기준 268건에서 일주일 만에 40건 이상 늘었다. 경찰은 집회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주요 지역 내 차벽과 펜스를 설치해 집회 참가자들의 운집 자체를 막고, 집회가 강행된다면 즉각 해산조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찰이 진보단체와 보수단체 집회 대응에 온도 차이를 보이면서 광복절 집회 강행의 원인이란 지적이 나온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대규모 집회를 경찰이 막지 못한 탓에 다른 진보단체나 보수단체들도 집회 강행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달 3일 종로구 일대에서 8000여명이 모인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지만, 경찰은 운집을 막거나 해산조치를 하지 못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 조합원 4000여명도 지난 6월 15~16일 여의도 공원에서 ‘1박 2일’ 상경투쟁을 했지만 강제 해산 등 조치는 없었다.
관련 수사에 나선 경찰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세 차례나 출석을 요구했지만 양 위원장은 이에 불응했다. 양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양 위원장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며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지난해 광복절 집회를 이끈 전 목사를 늑장 기소하면서 논란의 빌미를 제공했다. 검찰은 지난해 광복절 집회를 이끈 전 목사 등 7명에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지난 6일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해 11월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전 목사를 같은 혐의로 송치한 지 9개월 만이다.
검찰이 늑장 기소를 하면서 전 목사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관련 재판을 받지 않았다. 전 목사가 올해에도 대규모 집회를 강행할 여지를 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법원 역시 오락가락하는 판결로 대규모 집회의 빌미를 제공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박형순 부장판사)는 지난해 ‘4·15 부정선거 국민투쟁본부’가 서울시 옥외집회 금지 통고처분에 대한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당시 재판부는 “집회 자체의 개최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이 사건 처분은 감염병 감염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필요 최소범위 내에서 집회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위법 소지가 작지 않다”고 판단했다.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등 2곳에서 100명 이하 집회만 허용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에 사랑제일교회와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는 동화면세점 앞에 운집했고, 참가자들이 몰리면서 집회 규모는 왕복 12차로인 세종대로가 꽉 찰 정도로 커졌다. 민주노총도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8·15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결국 지난해 8월 15일부터 같은해 9월 10일까지 광복절 집회발 집단감염 누적 확진자는 557명 발생했다. 법원은 100명 이하 집회만 허용했지만, 광복절 집회의 특성상 집회를 허가한 것 자체가 대규모 집회로 확대될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법원은 올해에는 정반대 판단을 내놨다. 보수단체 ‘일파만파’가 지난해와 같은 내용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기각한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유환우 부장판사)는 “코로나 확산세가 가파른 상승국면에 있는 상황임을 볼 때 집회 자유에 대한 제한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광복절 집단감염을 언급하며 “재발 가능성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앞서 전 목사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14~16일 걷기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걷기대회는 당 홍보 행사이기 때문에 구호를 외치거나 특정 의견을 피력하는 집회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경찰은 걷기대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집결 단계부터 적극 제지하기로 했다.
유해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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