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갈 거면 백신 맞아라?… “접종이 원한다고 바로 되나, 황당”
20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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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팀장
1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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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 연휴를 나흘 앞둔 14일 오후 광주 북구청 민원실에 명절 연휴 기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고향 방문 자제를 부탁하는 홍보물이 설치돼 있다.
혼란 키우는 추석방역대책
백신 인센티브로 8인 모임 허용 후
확산세에 ‘최소 방문 권고’ 톤 바꿔
귀성계획 세웠던 시민 막판 고심
“당장 맞을 백신 없는 형편인데
접종 후 방문하라니, 황당한 지침”
“가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정부가 하도 오락가락하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모(34)씨는 이번 추석연휴에 부모님 댁에 갈지 고민이다. 이씨는 당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적용돼 8인까지 모임이 가능하단 소식을 듣고 귀성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정부가 돌연 “예방 접종 완료 후 소규모로만 고향에 방문하라”고 하자 고민이 커졌다. 경남 진주에 사는 이씨의 부모님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나 이씨 부부는 1차 접종만 했기 때문이다. 6살과 4살 자녀까지 모두 내려가면 총 6명이 모여 방역수칙 위반은 아니지만, 접종 완료자가 아니란 점이 마음에 걸렸다. 결국 추석 연휴를 사흘 앞둔 15일까지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씨는 “수도권 인원 제한까지 한시적으로 풀어주면서 8인까지 모이라고 할 땐 언제이고 되도록 가지 말라, 가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으라니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추석 이후 확진자가 폭증하면 국민들에게 책임을 미루려고 이렇게 제약을 거는 건가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갈 것인가, 말 것인가.’ 민족 대명절인 추석연휴를 앞두고 고향에 내려갈지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가정 내 모임 기준을 완화해주면서도 최소 인원만 모이라는 방역당국의 ‘추석특별방역대책’이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추석 연휴기간 정부의 방역대책 기본 방향은 ‘출발 전 예방접종, 복귀 후 진단검사, 이동 시에는 방역·안전 최우선’이다. 지난 설 연휴(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당시 정부는 전국적으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적용하면서 직계가족도 5인 이상 모일 수 없다며 고향 방문 자제를 강하게 권고했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로 설 연휴보다 높아졌지만 모임 제한 기준은 8명까지(접종 완료자 4명 포함)로 완화됐다. 4단계가 적용 중이라 6명까지 모임이 가능한 수도권도 17∼23일에는 한시적으로 8명까지 모일 수 있다. 이 같은 정부의 방침에 귀성계획을 세웠던 사람이 많지만, 정부가 가정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형제들은 부모님을 시차 방문하는 등 접종 완료자 위주로 ‘작은 모임’을 가지라고 권고하면서 혼란이 생긴 모습이다.
추석연휴를 맞아 지방 할머니댁에 내려갈 계획이었던 장모(32)씨도 방역지침이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 장씨는 “친척들과 단체대화방에서 누가 백신 접종 완료자이고 누가 안 맞았는지, 언제 갈건지 따져보고 있다”며 “가족별로 시차방문을 하라고 하지만 결국 집에 계신 어르신은 모두를 만나는데 시차방문도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8)씨는 “백신을 맞기 싫어서 안 맞은 것도 아니고 백신이 없어서 못 맞은 건데 ‘고향에 갈 거면 백신을 맞으라’고 하니 황당하다”며 “지역마다 거리두기 단계도 다 달라서 뭐가 뭔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명절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A씨는 “시댁 식구들이 모두 모이면 9명인데 그냥 신경쓰지 말고 모이자고 해 불안하다. 우리 가족만이라도 마스크를 쓰고 있자고 하고 싶은데 유난 떤다는 소리를 들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추석연휴 이후 확진자 폭증을 우려하며 기본적인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동량이나 인원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마스크 등 수칙을 잘 지켜야 하는데 정부는 실효성 없는 지침을 반복하고 있다”며 “백신을 못 맞은 사람이 다수인 상황에서 백신을 맞고 가라는 말도 공허하게 들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8인 모임까지 가능하다는 방역 완화 신호를 너무 일찍 발표해 긴장을 풀어버린 측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위성동 기자.
혼란 키우는 추석방역대책
백신 인센티브로 8인 모임 허용 후
확산세에 ‘최소 방문 권고’ 톤 바꿔
귀성계획 세웠던 시민 막판 고심
“당장 맞을 백신 없는 형편인데
접종 후 방문하라니, 황당한 지침”
“가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정부가 하도 오락가락하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모(34)씨는 이번 추석연휴에 부모님 댁에 갈지 고민이다. 이씨는 당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적용돼 8인까지 모임이 가능하단 소식을 듣고 귀성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정부가 돌연 “예방 접종 완료 후 소규모로만 고향에 방문하라”고 하자 고민이 커졌다. 경남 진주에 사는 이씨의 부모님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나 이씨 부부는 1차 접종만 했기 때문이다. 6살과 4살 자녀까지 모두 내려가면 총 6명이 모여 방역수칙 위반은 아니지만, 접종 완료자가 아니란 점이 마음에 걸렸다. 결국 추석 연휴를 사흘 앞둔 15일까지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씨는 “수도권 인원 제한까지 한시적으로 풀어주면서 8인까지 모이라고 할 땐 언제이고 되도록 가지 말라, 가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으라니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추석 이후 확진자가 폭증하면 국민들에게 책임을 미루려고 이렇게 제약을 거는 건가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갈 것인가, 말 것인가.’ 민족 대명절인 추석연휴를 앞두고 고향에 내려갈지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가정 내 모임 기준을 완화해주면서도 최소 인원만 모이라는 방역당국의 ‘추석특별방역대책’이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추석 연휴기간 정부의 방역대책 기본 방향은 ‘출발 전 예방접종, 복귀 후 진단검사, 이동 시에는 방역·안전 최우선’이다. 지난 설 연휴(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당시 정부는 전국적으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적용하면서 직계가족도 5인 이상 모일 수 없다며 고향 방문 자제를 강하게 권고했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로 설 연휴보다 높아졌지만 모임 제한 기준은 8명까지(접종 완료자 4명 포함)로 완화됐다. 4단계가 적용 중이라 6명까지 모임이 가능한 수도권도 17∼23일에는 한시적으로 8명까지 모일 수 있다. 이 같은 정부의 방침에 귀성계획을 세웠던 사람이 많지만, 정부가 가정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형제들은 부모님을 시차 방문하는 등 접종 완료자 위주로 ‘작은 모임’을 가지라고 권고하면서 혼란이 생긴 모습이다.
추석연휴를 맞아 지방 할머니댁에 내려갈 계획이었던 장모(32)씨도 방역지침이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 장씨는 “친척들과 단체대화방에서 누가 백신 접종 완료자이고 누가 안 맞았는지, 언제 갈건지 따져보고 있다”며 “가족별로 시차방문을 하라고 하지만 결국 집에 계신 어르신은 모두를 만나는데 시차방문도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8)씨는 “백신을 맞기 싫어서 안 맞은 것도 아니고 백신이 없어서 못 맞은 건데 ‘고향에 갈 거면 백신을 맞으라’고 하니 황당하다”며 “지역마다 거리두기 단계도 다 달라서 뭐가 뭔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명절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A씨는 “시댁 식구들이 모두 모이면 9명인데 그냥 신경쓰지 말고 모이자고 해 불안하다. 우리 가족만이라도 마스크를 쓰고 있자고 하고 싶은데 유난 떤다는 소리를 들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추석연휴 이후 확진자 폭증을 우려하며 기본적인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동량이나 인원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마스크 등 수칙을 잘 지켜야 하는데 정부는 실효성 없는 지침을 반복하고 있다”며 “백신을 못 맞은 사람이 다수인 상황에서 백신을 맞고 가라는 말도 공허하게 들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8인 모임까지 가능하다는 방역 완화 신호를 너무 일찍 발표해 긴장을 풀어버린 측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위성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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