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1년, 핵전쟁 위기론마저 고개…"믿을 건 국방" 군비경쟁 가속화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
20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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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팀장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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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전 세계적인 안보 우려로 글로벌 군비 증강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 강제병합(2014년)에 이어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것을 목도한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따른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러시아의 안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앞다퉈 '무기 사재기'에 나선 것이 일차적인 이유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이어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핵버튼' 위협으로 인해 핵전쟁으로 대변되는 3차 세계대전에 대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도 전 세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그러나 각국의 국방비 증액을 촉발한 근본적 원인은 국제 안보 환경의 근본적 변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서방과 러시아의 대리전 양상을 보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탈(脫) 냉전 시대가 끝나고 신(新) 냉전 시대가 본격화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이 새로운 안보 환경에 맞춰 장기적인 목표 속에서 군사력 강화에 나섰다는 의미에서 입니다.
유럽에서의 정세 변화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이 무력 통일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타이완이 '미래의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 굴기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 아시아 국가의 군비 확장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미국이 중국을 '유일한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도 주요 2개국(G2)인 미중 양국의 군사력 확대 대결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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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하는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173개국이 지출한 군사비는 약 2조 달러(약 2천600조 원)로 추정됩니다.
2017년 1조 7천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5년 연속 증액된 결과입니다.
특히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적인 방위비 지출에서도 유럽과 아시아는 모두 증가하는 특징을 보였다고 이 연구소는 지난 15일 밝혔습니다.
이는 유럽과 아시아가 글로벌 군사 대결의 중심에 있다는 의미로, 이런 특징은 미국의 무기 판매에서도 확인됩니다.
미국 국무부의 지난달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0월부터 2022년 9월까지 1년간 미국이 외국에 판매한 무기는 2천56억 달러(약 254조 원)로 전 회계연도에 비해 49%가량 늘었습니다.
유럽과 아시아 국가의 무기 구매 증가가 주된 증가의 이유로 분석됐습니다.
국방 예산이 1천조 원 규모라는 이유로 '천조국'으로도 불리는 미국도 올 회계연도 국방비를 8천580억 달러(약 1천114조 원)로 크게 늘렸습니다.
국방부 예산으로만 보면 전년 대비 8% 오른 수치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예산 처리 시 의회가 미국 정부가 요청했던 액수보다 450억 달러 더 증액하면서 규모가 커졌습니다.
우크라이나 및 타이완에 대한 안보 지원, 중국 견제 등의 요인이 고려된 결과입니다.
미국의 국방예산은 2011년까지 증가한 뒤 다시 감소했으나 중국과 경쟁이 심화한 2016년 이후 다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방비 규모가 세계 2위인 중국의 지난해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7.1% 증액한 1조 4천504억 5천만 위안(약 279조 원)입니다.
앞서 중국은 2020년 전년 대비 6.6% 증액에 이어, 2021년 6.8% 증액된 1조 3천500억 위안의 국방 예산을 책정하는 등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서도 증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중 전략경쟁 속에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강화하고 있는 대(對)중국 견제 행보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입니다.
부분 동원령까지 발동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도 서방 제재에도 불구하고 군사비 증액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올해 국방예산은 4조 9천810억 루블(약 86조 5천190억 원)로 4조 6천781억 루블이었던 지난해보다 6.4% 증가했습니다.
올해 예산 규모는 당초 계획보다 40% 넘게 늘어난 수치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릴 때마다 핵 위협 언사를 하는 러시아는 올해 핵무기 기반 시설 건설에 집중한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지난해 11월 "미사일군의 전투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5개 전략미사일군 부대에 새로운 미사일 체계를 수용하기 위한 시설들이 건설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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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 사이에 위치한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은 유럽의 국가적 우선순위에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구소련 해체 후 냉전이 끝나고 안정적 평화를 기반으로 경제 우선 정책을 추구했던 유럽 국가들이 새로운 안보 환경 변화에 맞춰 방위 체제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입니다.
당장 나토 차원에서 지난 15일(현지시간) 국방장관 회담 때 회원국의 방위비 지출 목표를 9년 만에 현행 국내총생산(GDP) 대비 2%에서 더 높이기로 한 것이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30개의 회원국 가운데 상당수가 현행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면서 미국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입니다.
GDP 대비 2% 국방비 공약을 충족한 국가는 2014년 3개국에서 현재는 10개국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전히 상당수 국가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보 환경이 사실상 서방 대(對) 반서방 구도로 재편되면서 미중 패권 경쟁 틈바구니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해 온 유럽연합(EU)과 나토 간 협력도 심화하고 있습니다.
나토와 EU는 지난달 발표한 공동선언문에서 처음으로 러시아와 중국을 직접적인 위협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나토도 지난해 6월 '2022 전략개념'에서 중국을 처음으로 '도전'으로 명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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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유럽 내에서 안보 위협에 대응한 주요 개별 국가 차원의 노력과 함께 군비 강화 공조 여론도 커지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가해국으로 국방 분야를 의도적으로 '방치'했던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강력하고 최첨단의 혁신 군대를 만들겠다"(올라프 숄츠 총리)는 목표 아래 재무장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숄츠 총리는 지난 17일 뮌헨안보회의 기조연설에서 "독일의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로 지속해서 확대하겠다.
독일 연방군의 방위력 확대도 지속해서 이뤄질 것"이라며 EU가 군비 정책에 있어 전략적으로 뜻을 모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앞서 독일 하원은 지난해 6월 1천억 유로(약 134조 원) 규모의 특별방위기금 조성안을 승인했습니다.
독일은 이 기금 가운데 일부인 100억 유로를 미국산 F-35 스텔스 전투기 35대를 도입하는 데 사용키로 지난해말 결정했습니다.
프랑스는 지난달 국방 예산을 2019∼2025년 2천950억 유로(약 395조 원)에서 2024∼2030년 4천억 유로(약 553조 원)로 7년간 36% 증액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핵무기 현대화, 군사 정보 예산 확대, 예비군 증원, 사이버 방어 능력 강화, 드론 개발 등을 위한 이 예산안을 다음 달 하원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이번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유럽 대륙이 직면한 도전에 맞서 유럽 방위에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며 유럽 국가들에 국방비 증액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우리 유럽이 평화를 원한다면 우리에게 평화를 성취할 수단을 줘야 한다"며 올해 여름이 오기 전에 공동 투자 계획을 마련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 방공 회의 개최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영국은 지난해 11월 예산안에서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소 2%로 유지키로 했습니다.
애초 지난해 7월 보리스 존슨 총리는 2.5% 증액 방침을 밝혔으나 리더십 교체 등으로 인해 조정됐습니다.
2차 대전 이후 '군사적 중립국'을 표방해 오던 스웨덴과 핀란드도 나토 가입을 추진하며 군사 예산 대폭 증액을 발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폴란드의 경우 미국에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M1A1 에이브럼스 전차 등을, 한국에서도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을 구매하기로 하며 군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폴란드는 지난달 올해 국방예산을 나토 회원국 중 최대치인 국내총생산(GDP)의 4%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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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우크라이나 전장과는 거리가 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비 경쟁도 뜨겁습니다.
미국과 전략경쟁을 벌이는 중국의 인민해방군의 현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의 주변국들이 속도를 내는 것입니다.
동북아의 경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상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도 국방비 증액의 한 이유입니다.
그 대표적 사례가 일본입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적 미사일 기지 등을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을 보유하겠다고 선언해 태평양전쟁 후 평화주의를 주장해 온 안보정책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일본은 미국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도입하는 등 원거리 타격 능력을 갖추기로 했습니다.
이는 북한과 중국의 미사일 발사 거점을 사거리 내에 두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타이완해협의 유사시에 대비해 일본은 타이온과 가까운 오키나와의 군사 인프라 강화에도 나섭니다.
일본 정부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인 방위비를 5년 뒤인 2027년도에는 2%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와 관련, 일본은 2023회계 연도(2024년 3월까지 1년)에 미국 대외군사판매(FMS)를 통해 모두 1조 4천768억 엔(약 14조 원)의 무기를 구매키로 했습니다.
중국의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을 받는 타이완은 군 의무복무 기간을 4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하는 것을 비롯해 전방위적으로 군사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타이완은 지난해 9월 AGM-84L 하푼 블록Ⅱ 지대함 미사일 등 11억 달러(약 1조 4천960억 원) 규모의 무기를 미국으로부터 구매키로 하는 등 군사력 증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은 지난해 말 국방수권법안(NDAA)을 통해 타이완에 5년에 걸쳐 100억 달러(약 13조 원)를 매년 최대 20억 달러씩 융자형식으로 타이완에 지원, 미국산 무기 구입에 사용하도록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두 척의 잠수함을 운용 중인 타이완은 2025년 말 완료를 목표로 자국산 방어형 잠수함(IDS) 건조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호주도 태평양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군 현대화에 나선 상태입니다.
호주는 2021년 9월 미국, 영국과 새로운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를 출범시키고 핵 추진 잠수함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 최북단 다윈 틴달 공군기지에 B-52 폭격기 6대를 운용할 수 있는 대규모 군사시설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중국과 국경 지역에서 충돌을 빚은 인도는 지난해 9월 자체 제작한 첫 항공모함 'INS 비크란트'를 취역시켰고 올해 국방비 예산을 13% 증액(89조 원)하는 등 국방 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필리핀은 미군에 군기지 4곳에 대한 사용권을 부여하면서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협력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 강제병합(2014년)에 이어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것을 목도한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따른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러시아의 안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앞다퉈 '무기 사재기'에 나선 것이 일차적인 이유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이어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핵버튼' 위협으로 인해 핵전쟁으로 대변되는 3차 세계대전에 대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도 전 세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그러나 각국의 국방비 증액을 촉발한 근본적 원인은 국제 안보 환경의 근본적 변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서방과 러시아의 대리전 양상을 보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탈(脫) 냉전 시대가 끝나고 신(新) 냉전 시대가 본격화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이 새로운 안보 환경에 맞춰 장기적인 목표 속에서 군사력 강화에 나섰다는 의미에서 입니다.
유럽에서의 정세 변화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이 무력 통일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타이완이 '미래의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 굴기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 아시아 국가의 군비 확장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미국이 중국을 '유일한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도 주요 2개국(G2)인 미중 양국의 군사력 확대 대결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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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하는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173개국이 지출한 군사비는 약 2조 달러(약 2천600조 원)로 추정됩니다.
2017년 1조 7천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5년 연속 증액된 결과입니다.
특히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적인 방위비 지출에서도 유럽과 아시아는 모두 증가하는 특징을 보였다고 이 연구소는 지난 15일 밝혔습니다.
이는 유럽과 아시아가 글로벌 군사 대결의 중심에 있다는 의미로, 이런 특징은 미국의 무기 판매에서도 확인됩니다.
미국 국무부의 지난달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0월부터 2022년 9월까지 1년간 미국이 외국에 판매한 무기는 2천56억 달러(약 254조 원)로 전 회계연도에 비해 49%가량 늘었습니다.
유럽과 아시아 국가의 무기 구매 증가가 주된 증가의 이유로 분석됐습니다.
국방 예산이 1천조 원 규모라는 이유로 '천조국'으로도 불리는 미국도 올 회계연도 국방비를 8천580억 달러(약 1천114조 원)로 크게 늘렸습니다.
국방부 예산으로만 보면 전년 대비 8% 오른 수치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예산 처리 시 의회가 미국 정부가 요청했던 액수보다 450억 달러 더 증액하면서 규모가 커졌습니다.
우크라이나 및 타이완에 대한 안보 지원, 중국 견제 등의 요인이 고려된 결과입니다.
미국의 국방예산은 2011년까지 증가한 뒤 다시 감소했으나 중국과 경쟁이 심화한 2016년 이후 다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방비 규모가 세계 2위인 중국의 지난해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7.1% 증액한 1조 4천504억 5천만 위안(약 279조 원)입니다.
앞서 중국은 2020년 전년 대비 6.6% 증액에 이어, 2021년 6.8% 증액된 1조 3천500억 위안의 국방 예산을 책정하는 등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서도 증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중 전략경쟁 속에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강화하고 있는 대(對)중국 견제 행보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입니다.
부분 동원령까지 발동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도 서방 제재에도 불구하고 군사비 증액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올해 국방예산은 4조 9천810억 루블(약 86조 5천190억 원)로 4조 6천781억 루블이었던 지난해보다 6.4% 증가했습니다.
올해 예산 규모는 당초 계획보다 40% 넘게 늘어난 수치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릴 때마다 핵 위협 언사를 하는 러시아는 올해 핵무기 기반 시설 건설에 집중한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지난해 11월 "미사일군의 전투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5개 전략미사일군 부대에 새로운 미사일 체계를 수용하기 위한 시설들이 건설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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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 사이에 위치한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은 유럽의 국가적 우선순위에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구소련 해체 후 냉전이 끝나고 안정적 평화를 기반으로 경제 우선 정책을 추구했던 유럽 국가들이 새로운 안보 환경 변화에 맞춰 방위 체제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입니다.
당장 나토 차원에서 지난 15일(현지시간) 국방장관 회담 때 회원국의 방위비 지출 목표를 9년 만에 현행 국내총생산(GDP) 대비 2%에서 더 높이기로 한 것이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30개의 회원국 가운데 상당수가 현행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면서 미국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입니다.
GDP 대비 2% 국방비 공약을 충족한 국가는 2014년 3개국에서 현재는 10개국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전히 상당수 국가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보 환경이 사실상 서방 대(對) 반서방 구도로 재편되면서 미중 패권 경쟁 틈바구니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해 온 유럽연합(EU)과 나토 간 협력도 심화하고 있습니다.
나토와 EU는 지난달 발표한 공동선언문에서 처음으로 러시아와 중국을 직접적인 위협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나토도 지난해 6월 '2022 전략개념'에서 중국을 처음으로 '도전'으로 명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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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유럽 내에서 안보 위협에 대응한 주요 개별 국가 차원의 노력과 함께 군비 강화 공조 여론도 커지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가해국으로 국방 분야를 의도적으로 '방치'했던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강력하고 최첨단의 혁신 군대를 만들겠다"(올라프 숄츠 총리)는 목표 아래 재무장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숄츠 총리는 지난 17일 뮌헨안보회의 기조연설에서 "독일의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로 지속해서 확대하겠다.
독일 연방군의 방위력 확대도 지속해서 이뤄질 것"이라며 EU가 군비 정책에 있어 전략적으로 뜻을 모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앞서 독일 하원은 지난해 6월 1천억 유로(약 134조 원) 규모의 특별방위기금 조성안을 승인했습니다.
독일은 이 기금 가운데 일부인 100억 유로를 미국산 F-35 스텔스 전투기 35대를 도입하는 데 사용키로 지난해말 결정했습니다.
프랑스는 지난달 국방 예산을 2019∼2025년 2천950억 유로(약 395조 원)에서 2024∼2030년 4천억 유로(약 553조 원)로 7년간 36% 증액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핵무기 현대화, 군사 정보 예산 확대, 예비군 증원, 사이버 방어 능력 강화, 드론 개발 등을 위한 이 예산안을 다음 달 하원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이번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유럽 대륙이 직면한 도전에 맞서 유럽 방위에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며 유럽 국가들에 국방비 증액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우리 유럽이 평화를 원한다면 우리에게 평화를 성취할 수단을 줘야 한다"며 올해 여름이 오기 전에 공동 투자 계획을 마련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 방공 회의 개최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영국은 지난해 11월 예산안에서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소 2%로 유지키로 했습니다.
애초 지난해 7월 보리스 존슨 총리는 2.5% 증액 방침을 밝혔으나 리더십 교체 등으로 인해 조정됐습니다.
2차 대전 이후 '군사적 중립국'을 표방해 오던 스웨덴과 핀란드도 나토 가입을 추진하며 군사 예산 대폭 증액을 발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폴란드의 경우 미국에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M1A1 에이브럼스 전차 등을, 한국에서도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을 구매하기로 하며 군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폴란드는 지난달 올해 국방예산을 나토 회원국 중 최대치인 국내총생산(GDP)의 4%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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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우크라이나 전장과는 거리가 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비 경쟁도 뜨겁습니다.
미국과 전략경쟁을 벌이는 중국의 인민해방군의 현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의 주변국들이 속도를 내는 것입니다.
동북아의 경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상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도 국방비 증액의 한 이유입니다.
그 대표적 사례가 일본입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적 미사일 기지 등을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을 보유하겠다고 선언해 태평양전쟁 후 평화주의를 주장해 온 안보정책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일본은 미국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도입하는 등 원거리 타격 능력을 갖추기로 했습니다.
이는 북한과 중국의 미사일 발사 거점을 사거리 내에 두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타이완해협의 유사시에 대비해 일본은 타이온과 가까운 오키나와의 군사 인프라 강화에도 나섭니다.
일본 정부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인 방위비를 5년 뒤인 2027년도에는 2%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와 관련, 일본은 2023회계 연도(2024년 3월까지 1년)에 미국 대외군사판매(FMS)를 통해 모두 1조 4천768억 엔(약 14조 원)의 무기를 구매키로 했습니다.
중국의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을 받는 타이완은 군 의무복무 기간을 4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하는 것을 비롯해 전방위적으로 군사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타이완은 지난해 9월 AGM-84L 하푼 블록Ⅱ 지대함 미사일 등 11억 달러(약 1조 4천960억 원) 규모의 무기를 미국으로부터 구매키로 하는 등 군사력 증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은 지난해 말 국방수권법안(NDAA)을 통해 타이완에 5년에 걸쳐 100억 달러(약 13조 원)를 매년 최대 20억 달러씩 융자형식으로 타이완에 지원, 미국산 무기 구입에 사용하도록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두 척의 잠수함을 운용 중인 타이완은 2025년 말 완료를 목표로 자국산 방어형 잠수함(IDS) 건조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호주도 태평양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군 현대화에 나선 상태입니다.
호주는 2021년 9월 미국, 영국과 새로운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를 출범시키고 핵 추진 잠수함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 최북단 다윈 틴달 공군기지에 B-52 폭격기 6대를 운용할 수 있는 대규모 군사시설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중국과 국경 지역에서 충돌을 빚은 인도는 지난해 9월 자체 제작한 첫 항공모함 'INS 비크란트'를 취역시켰고 올해 국방비 예산을 13% 증액(89조 원)하는 등 국방 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필리핀은 미군에 군기지 4곳에 대한 사용권을 부여하면서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협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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